식물 키우고, 커피 배달, 순찰...현대차 사옥에서 일하는 '로봇 직원들'

강주헌 기자
2026.05.14 14:14
음료를 배달 중인 달이 딜리버리. /사진제공=현대차그룹

#임직원이 휴대폰 앱으로 음료를 주문하면 '달이 딜리버리'는 음료를 수령해 주문자가 희망하는 위치로 음료를 배송한다. 최대 16잔까지 동시 배송이 가능하다. 정확한 배송을 위해 주문자의 얼굴을 인식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달이 딜리버리는 현대차그룹이 새로 단장해 공개한 양재사옥에 도입한 로봇으로 1층 카페에서 각 층에 위치한 픽업 존까지 음료를 배달한다.

현대차·기아의 서울 서초구 양재사옥이 '로봇 친화 빌딩'으로 변모했다. 관수 로봇, 배송 로봇, 보안 로봇 등 3종을 임직원들이 함께 이용하는 공용 공간에 투입, 피지컬 AI(인공지능) 선도기업으로 발돋움하려는 회사의 의지를 반영했다.

관수 로봇 '달이 가드너'는 다양한 센서를 통해 수집되는 정보를 기반으로 공간을 3차원으로 인식해 식물·흙·화단을 구분한다. 또 정확한 위치에 물줄기를 분사할 수 있도록 승하강과 6축 회전이 가능한 로봇팔을 갖췄다. 카메라와 라이다를 조합한 센서퓨전기술로 주변을 정확하게 인지해 유동인구가 많은 로비에서 장애물을 회피하며 자율주행으로 목적지까지 이동한다.

보안용 스팟은 현대차그룹 로봇 전문 계열사 보스턴다이나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팟'을 플랫폼으로 활용, 자율주행 모듈을 추가로 장착한 로봇이다. 자율주행 모듈은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에서 개발한 별도의 시스템으로 스팟에 장착 시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자율적으로 이동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스팟은 이러한 자율주행 기능을 통해 건물 곳곳을 순찰하며 끊김없는 보안관리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현대차·기아는 인간과 로봇이 공존하는 로봇 친화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로봇 전용 대기공간과 로봇 전용 엘리베이터를 사옥 내 배치했다. 이번에 투입된 3종의 로봇은 배터리 충전량이 부족할 경우 1층 지정 대기공간인 로봇 스테이션에서 알아서 충전하고 필요 시 스스로 업무를 수행하며 전용 엘리베이터를 활용해 층간 이동도 할 수 있다.

3종 로봇 외에도 현대차·기아는 얼굴인식 시스템 '페이시'를 건물 전체 인프라에 적용해 건물의 출입 보안절차를 간소화했다. 배송로봇 달이 딜리버리는 페이시와 연동돼 별도의 인증절차 없이 주문자의 얼굴을 식별한다. 통합 관제 시스템 '나콘'을 통해 다양한 로봇을 한 곳에서 관리한다. 등록된 로봇의 위치, 상태, 충전 정보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로봇의 활동 스케줄 조정, 위치 제어 등 로봇 제어를 위한 명령도 손쉽게 내릴 수 있다.

현대차·기아 양재사옥은 글로벌 안전규격 인증기관인 '유엘솔루션'으로부터 로봇친화빌딩에 적합하다는 기술적 검증을 마쳤다. 박민우 현대차·기아 AVP본부장(사장)은 "사람과 로봇이 공존하는 공간에서 업무를 수행하며 자연스럽게 로봇 기술 경쟁력을 체감할 수 있다"며 "앞선 로보틱스 기술을 기반으로 로봇이 편리함을 제공하는 다양한 공간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로비를 순찰 중인 보안용 스팟. /사진제공=현대차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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