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총파업이 엿새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미 사내에서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직원들은 사내 메신저와 익명 게시판을 중심으로 파업 참여 의사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고, 회사는 생산 차질과 조직 내 갈등 확산을 막기 위한 비상 관리에 들어갔다. 일부 고객사 사이에서는 파업 기간 생산된 물량의 품질 리스크를 우려하는 움직임까지 감지된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 직원들은 사내 메신저 이름에 '5.21~6.7 총파업', '파업' 등을 추가하며 총파업 참여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노동조합은 오는 21일부터 18일간의 총파업을 예고했다.
사내 익명 게시판에서는 본인 사진과 부서 이름 등을 공개하며 파업 동참 릴레이도 이어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측은 총파업 참여 인원을 5만명 이상으로 보고 있다. 이미 조합원 상당수는 총파업 시작일인 오는 21일에 맞춰 연차를 신청한 상태다.
삼성전자 내부 관계자는 "파업에 들어가지 않더라도 파업 기간으로 예고된 기간에 회사에 출근할 사람이 너무 적을 것이 우려되는 정도"라며 "총파업 전부터 곳곳에서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에서는 태업이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회사도 내부 단속과 조직 관리의 고삐를 바짝 죄는 분위기다. DS부문은 최근 '조직관리 유의사항 안내'를 통해 부서장들에게 "쟁의행위와 관련 부서원 간 다양한 의견이 오가는 과정에서 일부 직원들이 심리적 부담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며 "쟁의행위 참여 여부에 따른 압박, 갈등 등의 피해를 보는 부서원이 생기지 않도록 세심한 관리를 부탁드린다"고 공지했다.
직원간 갈등도 심화하는 분위기다. 노사 협상 과정에서 소외됐다는 불만을 제기해온 DX(디바이스경험)부문 소속 조합원들은 현재 DS 중심으로 교섭을 진행 중인 초기업노조의 대표성에 문제를 제기하며 법적 대응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초기업노조를 상대로 임금협상 체결 및 파업 금지를 요청하는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기하는 방안이다. DS부문 직원들이 사내 메신저 이름에 '파업'을 넣는데 반대해 '파업 반대'를 넣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노사 갈등은 이미 사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 주요 고객사들이 파업 관련 상황을 문의하는 수준을 넘어 파업 기간 생산된 물량의 인수를 꺼리는 움직임까지 감지된다. 핵심 인력이 빠진 상태에서 생산된 제품의 품질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대규모 인력 공백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이른바 '웜다운(warm-down)' 작업에 들어갔다. 파업 기간 발생할 수 있는 품질 이상과 수율 저하, 불량률 상승 등 공정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생산라인 가동 속도를 단계적으로 낮추고 설비를 안정 상태로 전환하는 조치다.
업계 관계자는 "파업이 다가오면서 다양한 부분에서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며 "노사간 갈등이 직접적인 경쟁력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전영현 DS부문장(부회장)과 사장단은 직접 노조와 면담을 추진 중이다. 사장단은 입장문을 통해 "노조를 한 가족이자 운명 공동체라고 생각하고 조건 없이 열린 자세로 대화에 임할 것"이라며 "노조도 국민들의 우려와 국가 경제를 생각해 조속히 대화에 나서줄 것을 거듭 요청드린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