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없애자" "분사 각오" 선 넘은 노조...내부서도 "실망" 갈등 키웠다

김남이 기자
2026.05.18 09:17

전일 노조 소통방서 노조 간부 거친 발언 쏟아 내

삼성전자 노사 협상이 사후조정에서도 합의점을 찾지 못해 총파업 위기가 고조되면서 정부의 긴급조정권도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13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본사 사옥에 걸린 삼성그룹 깃발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사진=뉴스1 /사진=(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삼성전자 임금협상 타결권을 보유한 최대 노동조합의 간부가 "삼성전자는 없애버리는 게 맞다", "파국 갑시다" 등 격한 발언을 쏟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의 긴급조정권 발동에도 파업 강행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조합원들 사이에서도 "선을 넘었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 초기업노조 삼성지부(초기업노조)의 이송이 부위원장은 전날 조합원 대상 텔레그램 소통방에서 파업 동참을 요구하며 "여기까지 끌고 온 우리가 책임진다", "삼성전자는 우리가 그냥 없애버리는 게 맞다" 등의 발언을 했다. 이어 "분사 각오로 전달한다. 이번에 꺾이면 다시는 삼성전자는 없다"고도 했다.

조합원과 대화 과정에서도 거친 표현이 이어졌다. 이 부위원장은 "파국 갑시다", "회사 OO 한 대 갈기고 싶다", "원한다면 깡패가 되겠다", "가족 같은 소리하고 있네요" 등의 발언을 했다. 전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대국민 사과를 통해 "노조 여러분, 삼성 가족 여러분, 우리는 한 몸 한 가족입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정부의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에 대해서도 강한 반감을 드러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지난 17일 대국민 담화에서 "삼성전자 파업으로 국민 경제에 막대한 피해가 우려되면 정부는 긴급 조정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대응 수단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하며 노사 합의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이 부위원장은 "조정 들어오면 받아들일 수밖에 없지만 파업은 강행하시죠"라며 "할 수 있는 방법 다 찾아서 할 거고 제가 못하면 뒤이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마지막 기회"라며 "두 번 다시 화력 없다"고 강조했다. 해당 대화 내용은 일부 조합원들이 외부 커뮤니티 등에 공유하면서 알려졌다.

격한 발언이 이어지자 조합원들 사이에서도 비판적인 반응이 나왔다. 특히 "회사를 없애버려야 한다"는 표현에 대해서는 실망스럽다는 의견이 잇따랐다. 일부 조합원은 부위원장직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이 부위원장의 '분사' 언급이 내부 갈등을 더욱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임금협상이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 중심으로 진행되면서 이미 노노갈등이 심화한 상황에서 해당 발언이 갈등에 기름을 부었다는 평가다. 이 부위원장은 비(非)반도체 부문인 DX(디바이스경험) 소속이다.

한편 노사는 18일 오전 10시부터 세종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서 2차 사후조정 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파업을 사흘 앞두고 열리는 이번 회의가 사실상 마지막 협상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노조에 따르면 전날 사측과 노조는 사후조정 회의를 앞두고 사전 미팅을 진행했다. 회사는 △EVA(경제적부가가치) 20% 또는 영업이익 10%를 재원으로 하는 OPI(초과이익성과급)와 상한 연봉 50% 유지 △DS부문 영업이익이 200조원 이상일 경우 OPI와 별도로 영업이익의 9~10%를 재원으로 한 특별포상 △3년 적용 후 재논의 등의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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