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동조합이 사측과 도출한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을 두고 조합원 찬반 투표에 돌입한다. 가결될 경우 합의안은 최종적으로 법적 효력을 갖게 되지만, 부문·사업부별 성과급 격차를 둘러싼 조합원 반발이 거세지면서 '노노(勞勞) 갈등'이 가결 여부의 최대 변수로 거론된다. 투표가 부결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사태 장기화는 물론 총파업 재개 가능성까지 최악의 시나리오가 펼쳐질 수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로 구성된 삼성전자 노조 공동투쟁본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27일 오전 10시까지 임금협상 잠정합의안 조합원 찬반 투표를 진행한다. 가결을 위해선 '투표 참여 인원의 과반'이 동의해야 한다. 지난 21일 기준 초기업노조 조합원 수는 7만850명, 전삼노의 조합원 수는 1만9053명이다. 양대 노조에 복수로 가입한 조합원을 제외하고 3만명대 중반의 찬성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투표는 모바일 전자투표 방식으로 진행된다.
투표에 참여하는 노조원 상당수가 특별경영성과급을 받는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 소속이라는 점에서 가결 전망에 힘이 실린다. 다만 조합 내부 반발 기류도 이어지면서 부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성과급 격차를 둘러싼 조합 내부 갈등이 투표 결과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완제품 사업 중심인 DX(디바이스경험)부문과 시스템LSI·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등 비메모리 사업부 직원을 중심으로 성과급 격차에 대한 불만이 커지는 분위기다. 올해 연간 영업이익이 340조원에 달한다고 가정할 경우 1인당 성과급은 메모리사업부 6억3000만원, 시스템LSI·파운드리 1억8000만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DX부문은 OPI(초과이익성과금)를 제외하면 600만원 수준에 그친다. 일부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막판 투표권을 확보해 합의안 부결에 힘을 실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투표 자격 문제를 둘러싼 신경전도 갈등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공동투쟁본부가 DX부문 중심으로 구성된 삼성전자노조동행(동행노조) 조합원들에게는 투표권이 없다고 공지하면서다. 앞서 동행노조는 "성과급 협상 과정에서 DX부문이 배제됐다"며 공동투쟁본부를 탈퇴한 바 있다. 공동투쟁본부는 이날 동행노조에 보낸 공문에서 "잠정합의안은 동행노조가 공동교섭단 지위를 상실한 이후 체결됐다"며 "투표권은 공동교섭단에 참여한 초기업노조와 전삼노의 2026년 5월21일 14시 기준 조합원 명부를 기준으로 한다"고 밝혔다.
특히 성과급 격차에 대한 불만이 누적된 DX부문 직원을 중심으로 최근 동행노조 가입이 빠르게 늘어나던 상황이라 논란이 더욱 커지는 분위기다. 동행노조의 조합원 수는 지난 15일 2600여명 수준에서 이날 기준 1만2298명으로 급증했다. 반면 초기업노조에서는 DS부문 중심의 성과급 협상에 대한 불만이 누적되며 최근 한 달 새 조합원 4000여명이 탈퇴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 관계자는 "합의안이 통과되면 노사 모두 한숨을 돌릴 수 있겠지만 현재로선 내부 반발이 상당해 결과를 쉽게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