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압박하는 중국..나트륨·반고체 상용화 가속화

김지현 기자
2026.05.27 18:10

CATL 나트륨이온 전기차 탑재…기술력 앞세운 포트폴리오 확대 압박

/사진=뉴스1

중국 기업들이 차세대 배터리 양산에 속도를 내며 국내 배터리업계를 둘러싼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등 중국이 주도해온 중저가 시장을 따라잡기 위한 추격전이 치열해지고 있는데다 포트폴리오 확대 압박까지 거세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 선전에서 열린 '제18회 중국 국제 배터리 박람회(CIBF 2026)'에서는 나트륨이온 배터리와 반고체 배터리 등에 대한 중국 업체들의 상용화 계획이 대거 공개됐다. CIBF는 중국 화학및물리전원산업협회가 주최하는 세계 최대 배터리 전시회 중 하나다.

이번 행사에서 CATL은 영하 40도부터 영상 70도까지 구동이 가능하고, 극저온 환경에서도 성능의 90%를 유지하는 나트륨이온 배터리를 소개했다. 지난달 열린 '슈퍼 테크 데이'에서는 일부 전기차에 공식 탑재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이르면 올해 4분기에 CATL의 나트륨이온 배터리가 탑재된 차량이 출시될 것으로 보고 있다. 나트륨이온 배터리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원재료가 풍부해 가격 경쟁력이 높고 화재 위험성이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리튬이온 배터리와 전고체 배터리의 중간 단계인 반고체 배터리 상용화도 가시권에 들어오고 있다. 이른바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의 상용화까지 시간이 필요한 만큼 반고체 배터리를 먼저 시장에 안착시키려는 움직임이다. CATL은 에너지밀도가 350와트시(Wh/㎏)에 달하는 '치린 응축배터리'를 올해 하반기 양산할 계획이다. 중국 배터리 기업 고션은 에너지밀도 300Wh/㎏ 수준의 반고체 배터리를 체리자동차에 납품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업체들이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의 에너지밀도와 저온 특성 한계를 넘어선 제품 상용화에 속도를 내며 국내 기업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 등 국내 기업들도 나트륨이온 배터리와 전고체 배터리 등을 개발 중이지만 상용화 시점은 중국 업체들보다 더딘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배터리 시장은 일정 수준 이상의 기술력을 확보한 뒤 가격 경쟁력까지 갖춘 제품을 누가 먼저 내놓느냐에 따라 판도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나트륨이온 배터리는 국내 기업들이 최근 집중하고 있는 에너지저장장치(ESS) 분야에 폭넓게 활용될 수 있는 만큼 위협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국내 업체 가운데 가장 빠른 LG에너지솔루션은 이르면 내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SDI는 양산 계획을 내년쯤 확정하고, SK온은 내년 중 시제품 생산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중국 기업들은 LFP 기반 초대형 ESS 셀까지 선보이며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ESS에 초대형 셀을 적용할 경우 효율성이 높아지는 만큼 관련 흐름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내수 시장 규모가 작은 데다 중국 기업들만큼 대규모 투자에 나서기 어려운 국내 기업들에겐 불리한 상황"이라며 "생산량에 비례해 세액을 직접 현금으로 돌려주는 직접환급제 등 정부 지원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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