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려아연이 오는 9월 임시주주총회에서 독립이사 4명과 분리선출 감사위원 1명을 선임한다. 독립이사 선임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과 MBK파트너스·영풍 연합이 2대2로 나눠 가질 가능성이 큰 만큼 분리선출 감사위원 1석이 최종 이사회 구도를 결정할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전날 임시이사회를 열고 오는 9월 9일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해 분리선출 감사위원 1명과 독립이사 4명을 선임하기로 결정했다. 주총은 해당일 오전 10시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다.
이번에 선임하는 독립이사 4석은 지난해 법원 결정으로 직무가 정지된 뒤 지난 5월 사임 의사를 밝힌 이사들의 후임이다. 고려아연 측 주주인 유미개발과 MBK·영풍 측은 공석 4석에 각각 후보 2명씩을 추천했다. 고려아연의 이사 선출은 집중투표 방식으로 이뤄지기에 양측이 추천한 후보 수만큼 2대2로 나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현재 최 회장 측 9명, MBK·영풍 측 5명으로 구성된 이사회는 11대7 구도로 재편된다. 결국 분리선출 감사위원 1명의 향배가 최종 이사회 구도를 좌우하게 된다.
감사위원 추가 선임은 개정 상법 시행에 따른 후속 조치 성격이다. 개정 상법과 법무부 유권해석에 따르면 대형 상장사는 오는 9월 10일까지 분리선출 감사위원을 2인 이상 선임해야 한다. 현재 고려아연의 분리선출 감사위원은 1명뿐이다. 관련 안건은 지난 3월 정기주총에서도 상정됐었는데, MBK·영풍 측 반대로 부결돼 법정 시한을 맞추기 위해 다시 상정됐다.

고려아연 측은 분리선출 감사위원 선임 시 최대주주 등의 의결권이 3%로 제한되는 '3%룰'이 적용되는 만큼 승산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의결권 기준 최 회장 측 지분은 38.8%, MBK·영풍 측 지분은 42.1%로 지분율에서는 MBK·영풍 측이 앞선다. MBK·영풍 측 지분은 두 주체에 집중된 반면 최 회장 측은 우호 지분이 다수 주주에게 분산돼 있다는 게 차이점이다. 상대적으로 최 회장 측에 유리한 구도로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이다. 최 회장 측이 감사위원 의석을 가져갈 경우 최종 이사회 구도는 12대7이 된다.
이번 임시주총 이후에도 최 회장 측의 이사회 우위가 흔들릴 수밖에 없는 구조인 점은 분명하다. 정기주총이 열리는 내년 3월에는 이사 8명과 분리선출 감사위원 1명의 임기가 동시에 만료된다. 이사 8명 가운데 최 회장 측 인사는 5명, MBK·영풍 측은 3명으로 분류된다. 집중투표제를 감안하면 이 역시 4대4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이번 주총과 내년 주총에서 감사위원 2명을 지켜내더라도 내년에는 이사회 구도가 11대8까지 좁혀질 수 있다는 의미다.
경영권 분쟁은 장기전이 불가피한 가운데 고려아연은 역대급 호실적을 거두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고려아연의 지난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591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28.6% 증가할 전망이다. 올해 1분기 분기 최대 실적(7461억원)에는 못 미치지만 106개 분기 연속 흑자가 확실시된다. 이란 전쟁 이후 금·은 판매 증가, 원자재 시장 변동성 확대, 방위산업·첨단산업 핵심 소재 안티모니 수요 증가 등의 영향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