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CC·기판 이어 실리콘 캡까지…삼성전기, AI 부품 라인업 완성

김남이 기자
2026.06.14 10:34

삼성전기 '실리콘 커패시터' 신성장 동력 육성, 최근 1.5조 계약도

김원기 삼성전기 실리콘 커패시터 그룹장가 '실리콘 커패시터'의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삼성전기

삼성전기가 '실리콘 커패시터(Si-Cap, 이하 실리콘 캡)'를 앞세워 AI(인공지능) 반도체 핵심 부품 공급망 구축에 속도를 낸다. MLCC(적층세라믹콘덴서)와 반도체 패키지 기판에 이어 실리콘 캡까지 고부가 AI 부품 라인업을 완성했다. 주요 부품을 일괄 공급할 수 있는 차별화된 사업 구조가 강점이다.

14일 삼성전기에 따르면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라 전력 안정화 솔루션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실리콘 캡 시장은 2026년부터 2031년까지 연평균 성장률(CAGR) 18%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기는 실리콘 캡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육성 중이다.

커패시터는 전기를 일시적으로 저장했다가 반도체가 필요할 때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댐' 역할과 전기 노이즈를 제거하는 '필터' 역할을 하는 전자부품이다. 실리콘 캡은 실리콘 웨이퍼 기반 반도체 공정을 통해 제조되는 제품으로 AI와 고성능컴퓨팅(HPC), 광통신 등 고속·고밀도 전자장치의 핵심 부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실리콘 캡은 △초박형 구조 △우수한 고주파 특성 △넓은 온도 범위에서의 안정성 △고객 맞춤형 설계 등이 강점이다. 실리콘 웨이퍼 기반으로 제작돼 기존 MLCC보다 훨씬 얇은 두께로 반도체 패키지 내부에 탑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최근 AI 반도체는 일반 반도체보다 전력 소모가 크고 순간적인 전력 변동 폭도 커졌다. 이에 칩과 가장 가까운 위치에서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기술이 중요해지고 있다. 실리콘 캡은 고성능 CPU(중앙처리장치)·GPU(그래픽처리장치)의 신호 전달 손실을 최소화하고 노이즈를 효과적으로 제거한다.

삼성전기 실리콘 캐패시터 /사진제공=삼성전기

삼성전기는 D램 제조에 활용되던 공정을 실리콘 캡에 적용해 작은 면적에서 높은 전기 용량을 구현했다. 2024년 말부터 양산을 시작했다. 일본의 무라타와 TSMC 등이 주요 경쟁사로 꼽힌다.

개발 초기에는 실리콘 캡이 주력 제품인 MLCC 시장을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지만 현재는 상호 보완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는 평가다. MLCC는 대용량 구현과 고전압 환경에 강점이 있고, 실리콘 캡은 초소형화와 고주파 특성에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기는 실리콘 캡과 MLCC, 패키지 기판을 함께 공급할 수 있는 독보적인 사업 구조를 갖췄다. 대표적으로 고성능 반도체 기판인 FC-BGA(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 위에 실리콘 캡과 MLCC를 함께 탑재해 공급하는 방식이다.

김원기 삼성전기 실리콘 커패시터 그룹장은 "고객과 협의할 때 MLCC와 실리콘 캡을 함께 제안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며 "고객 입장에서도 부품별로 여러 공급업체를 관리할 필요 없이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기는 고객사별 요구에 맞춘 맞춤형 대응 역량도 확보하고 있다. 또 기존 MLCC 사업에서 축적한 품질보증 체계를 기반으로 웨이퍼 단위가 아닌 개별 부품 단위의 정밀 검사가 가능한 자체 테스터 설비를 개발해 업계 최고 수준의 신뢰성 평가 체계를 구축했다.

성과도 가시화되고 있다. 삼성전기는 지난달 글로벌 대형 기업과 1조5000억원 규모의 실리콘 캡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발판으로 고용량·다기능 제품군을 확대하고 글로벌 고객사를 다변화해 시장 점유율을 본격적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김 그룹장은 "최근 수주한 기업 이외에도 여러 글로벌 대형기업들을 상대로 실리콘 캡 판촉을 진행 중"이라며 "삼성전기 역량을 기반으로 한 토탈 솔루션을 통해서 시장 주도권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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