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의 혁신을 주도해온 '노이어 클라쎄'가 현대적인 모습으로 다시 등장했다. 새로운 클래스(New Class)를 뜻하는 노이어 클라쎄는 기술과 주행 경험, 디자인 등 모빌리티 전반에서 BMW의 미래를 여는 핵심 가치이자 비전을 의미한다.
BMW가 새롭게 이끌 혁신의 포문을 연 것은 중형 전기 SAV(스포츠 액티비티 차량) '더 뉴 BMW iX3'다. 실제로 지난 18일 인천 영종도 BMW드라이빙센터에서 직접 타보니 노이어 클라쎄의 첫 양산형 모델이라는 타이틀이 왜 붙었는지 단번에 확인됐다.
이날 시승은 △멈추는 기쁨(JOY OF STOPPING) △심바이오틱스 조종(SYMBIOTICS STEERING) △트랙 주행 △짐카나 등 4가지로 구성된 프로그램과 공도 주행으로 진행됐다. 단순히 차를 몰아보는데 그치지 않고 iX3가 내세운 승차감과 조향 감각, 제동 성능, 주행 안정성을 각각 체감하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우선 '멈추는 기쁨'에서는 BMW의 전기 플래그십 모델 iX와 iX3의 제동시 승차감을 비교할 수 있었다. 뒷좌석에 앉아 안대를 쓴 뒤 차량이 완전히 멈췄다고 느껴지는 순간 'STOP(스톱)' 팻말을 들어 올리는 방식이었다. 뛰어난 승차감을 자랑하는 iX에서도 완전 정지 직후 미세한 반동이 느껴졌지만 iX3는 그 반동마저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전기차 특유의 회생제동 이질감도 크지 않았다.
이어진 심바이오틱스 조종 프로그램에서는 구불구불한 골목길 형태의 코스를 주행했다. 차량 천장에 물이 담긴 컵을 붙인 뒤 주행이 이뤄졌다. 시속 30㎞ 안팎으로 코너를 이어갔지만 물 한 방울 떨어지지 않았다. 운전자가 의식적으로 부드럽게 조작하지 않아도 차체가 과하게 흔들리지 않는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트랙 주행과 짐카나에서는 iX3의 고속 주행 성능과 코너링을 확인할 수 있었다. iX3 50 xDrive는 최고출력 469마력, 최대토크 65.8kg·m을 발휘하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4.9초만에 도달한다. 직선 구간에서는 차체 크기와 무게를 잠시 잊게 할 만큼 강한 가속감을 보였고 짐카나에서는 연속 코너 구간에서도 차가 한 박자 늦게 따라온다는 느낌이 적었다. BMW가 강조한 '하트 오브 조이'가 가속과 조향, 제동을 통합 제어한다는 설명이 실제 움직임과 맞닿아 있었다.
본격적인 공도 주행은 BMW드라이빙센터에서 인천 중구 왕산마리나항까지 약 20㎞ 구간을 2인이 번갈아 왕복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트랙보다 속도와 환경이 일상 주행에 가까워지자 앞선 프로그램에서 미처 보지 못한 실내 구성과 사용자 경험이 눈에 들어왔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기존 계기판이 사라졌다는 점이다. iX3에는 계기판 대신 앞 유리 하단 전체를 가로지르는 'BMW 파노라믹 비전'이 적용됐다. 운전자는 이 파노라믹 디스플레이를 통해 속도와 주행 정보 등 핵심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운전석 방향으로 17.5도 기울어진 중앙 디스플레이도 조작이 어렵지 않았다. BMW는 이를 포함한 'BMW 파노라믹 iDrive'를 통해 '손은 운전대에, 눈은 도로에'라는 운전자 중심 철학을 구현했다.
실내 공간은 전기차답게 여유로웠다. 뒷좌석 공간도 넉넉해 4인 가족이 타도 답답하지 않게 보일 정도였다. 트렁크 공간은 SUV(다목적스포츠차량) 기준으로 크다는 느낌은 아니었지만 세단보다 활용성이 높았다. 여기에 차량 배터리 전력을 외부 전자기기에 공급할 수 있는 양방향 충전(V2L) 기능이 기본 탑재돼 캠핑이나 야외 활동을 즐기는 가족용 패밀리카로도 활용도가 높아 보였다.
공도 주행에서도 iX3의 민첩함은 이어졌다. 전기차 특유의 즉각적인 응답성은 살리면서도 가속 페달을 밟는 순간 차가 튀어나간다는 부담은 크지 않았다. 저속 구간에서는 부드러웠고 속도를 높이면 차체가 안정적으로 노면을 붙잡았다. 스티어링 휠 조작감도 과하게 가볍지 않았다. 일상 주행에서는 편안하지만 운전자가 조금 더 적극적으로 몰고 싶을 때는 BMW 특유의 주행 감각을 드러냈다.
승차감도 강점으로 꼽을 만했다. 전기 SUV는 배터리 무게 탓에 요철을 지날 때 묵직한 충격이 올라오는 경우가 있는데 iX3는 이를 비교적 잘 걸러냈다. 제동 때 앞뒤로 흔들리는 움직임도 작았다. BMW는 iX3에 기존보다 최대 20배 강력한 데이터 처리 능력을 갖춘 4개의 '슈퍼브레인'을 적용해 주행 역동성과 주행 보조, 인포테인먼트, 차량 기본 기능을 각각 제어하도록 했다.
전기차 기본기를 잘 갖춘 것도 눈에 띄었다. iX3에는 6세대 BMW eDrive 시스템과 원통형 셀 기반의 새로운 고전압 배터리가 적용됐다. 국내 인증 기준 1회 충전 주행 가능 거리는 최대 611km, WLTP 기준은 805㎞다. 800V 고전압 아키텍처를 통해 350~400kW급 초급속 충전을 지원하며 초급속 충전기 이용 시 10분 충전으로 약 250㎞를 달릴 수 있다. 배터리 잔량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21분이다.
가격은 iX3 50 xDrive SE가 7990만원, iX3 50 xDrive M 스포츠가 8690만~8710만원, iX3 50 xDrive M 스포츠 프로가 9190만원이다. 국내에는 50 xDrive 단일 파워트레인으로 먼저 출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