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가격 급등으로 올해 스마트폰 평균판매가격이 역대 최대 폭으로 오를 전망이다. 스마트폰용 D램과 낸드플래시(낸드) 가격은 한 분기만에 80% 이상 껑충 뛰었다. 메모리 가격 강세가 장기화되면서 스마트폰 가격 인상 압력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24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전 세계 스마트폰 평균 판매 가격은 지난해 467달러(약 72만원)에서 올해 565달러(약 87만원)로 약 21%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간 상승률과 상승폭(98달러) 모두 역대 최대 수준이다. 반면 올해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10억9300만대로 전년 대비 12.2%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스마트폰 가격 상승과 출하량 감소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메모리 제조사들이 HBM(고대역폭메모리)과 AI(인공지능) 서버용 제품 생산에 집중하면서 소비자용 메모리 공급 부족이 심화된 영향이다.
중국 시장조사업체 시그마인텔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스마트폰용 LPDDR(저전력데이터더블레이트)5X 12GB(기가바이트) 가격은 전 분기 대비 89% 올랐다. 전 분기 77.1달러(약 11만9000원)였던 가격은 한 분기 만에 145.9달러(약 22만5000원)로 뛰었다. 같은 기간 스마트폰용 저장장치(UFS 256GB) 가격도 31달러(약 4만8000원)에서 62.7달러(약 9만6600원)로 103% 급등했다.
옴디아 측은 "메모리 가격 급등으로 스마트폰 공급망 전반의 원가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올해 하반기 메모리 가격 상승률은 한 자릿수로 둔화하겠지만 부품 비용은 구조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례로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모바일용 메모리 매입액은 1조9930억원으로 DX(디바이스 경험) 부문 전체 원재료 매입액의 약 9.4%에 달했다. 통상 스마트폰 제조원가에서 메모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프리미엄 제품이 10~15%, 중저가 제품은 15~20%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메모리 가격 강세가 이어질 경우 완제품 제조사들의 원가 부담도 한층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옴디아는 메모리 가격이 2028년 초에 이르러서야 하락세로 전환할 것으로 내다봤다. 메모리 제조사들이 생산능력 확대에 나서고 있지만 신규 생산 시설의 본격 가동이 2028년 이후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비용 부담도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높은 메모리 가격이 지속되면서 제조사들의 가격 조정 움직임도 본격화하고 있다. 팀 쿡 애플 CEO(최고경영자)는 최근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른 비용 부담을 언급하며 가격 조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시장조사업체 테크인사이츠는 애플이 수익성을 유지하기 위해 차기 아이폰 프로 모델 가격을 270달러(약 40만원)가량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 역시 지난 3월 출시한 갤럭시 S26 시리즈 가격 인상에 나서는 등 원가 부담 대응에 나서고 있다. 특히 중저가 스마트폰은 프리미엄 제품보다 메모리 가격 상승의 영향을 더 크게 받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메모리 가격 상승은 단순한 수급 변동이 아니라 AI(인공지능)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구조적 변화의 영향"이라며 "당분간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비용 부담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