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차 브랜드 BYD가 정부·지방자치단체의 '전기차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되며 판매 위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대차·기아, 테슬라 등이 틈새를 파고들어 점유율 확대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BYD가 판매 증가세를 이어가기 위해 종전보다 과감한 '저가 전략'을 추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30일 기후에너지환경부가 공개한 '전기차 보급사업 수행자 선정 평가' 결과와 관련해 BYD코리아측은 "정부 정책 결정을 존중한다"며 "전기차 업계 발전과 전기차 보급 활성화를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기후부는 새로운 평가 기준을 적용해 총 27개 업체(승용 10개·화물 9개·승합 8개)를 전기차 보급사업 수행자로 선정했다. 현대차·기아·테슬라·벤츠·BMW 등은 포함돼 종전대로 보조금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하지만 BYD가 명단에서 빠지며 이 브랜드 승용차 구매자는 7월 1일부터 정부·지자체의 보조금 혜택을 받지 못한다. 업계는 평가 배점이 가장 큰 '공급망 기여도' 등에서 BYD가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분석했다.
BYD가 그동안 '가성비'를 앞세워 한국에서 판매를 빠르게 늘려온 만큼 이번 보조금 제외 결정은 실적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BYD의 전기차 가격은 2000만~4000만원대로, 그동안 차종에 따라 국비보조금(전환지원금 포함) 100만~300만원과 지방비를 합쳐 총 500만원 이상의 보조금을 적용받았다. BYD는 이런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지난해 4월 국내에서 첫 정식 고객 인도 시작 후 11개월 만에 누적 판매 1만대를 돌파하고, 최근 3개월(3~5월) 연속 1000대 이상 판매를 기록하는 등 흥행을 이어왔다.
BYD의 국내 판매가 주춤해질 경우 현대차·기아, 테슬라 등이 적극적으로 빈틈을 파고들 것으로 보인다. 다만 BYD가 '정면 돌파'를 선택해 대규모 할인 등으로 가격 경쟁력을 유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편으로는 최근 공개한 하이브리드차 'BYD 씨라이언 6 DM-i' 판매에 역량을 더욱 집중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BYD코리아 관계자는 향후 계획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며 "소비자가 합리적인 조건으로 차량을 구매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정부 결정이 국내 진출을 앞둔 다른 중국 브랜드의 전략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이다. 지난해 12월 국내 판매·서비스 파트너사와 딜러 계약을 맺으며 한국에 진출한 지커는 연내 주요 모델 출시가 예상된다. 이밖에 샤오펑과 체리자동차, 샤오미 등이 국내 진출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