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제소' 美 기업…"소송 전 더 많은 대화 원해"

최지은 기자
2026.07.06 04:01

즈비 오르바흐 모노리식 3D 창업자 인터뷰
"2009년부터 반도체 분야 3D 적층 기술 연구…한국과 시너지 내고파"

즈비 오르바흐 모노리식 3D 창업자가 지난 3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 서울에서 머니투데이와 인터뷰하고 있다./사진 제공=모노리식 3D

"모노리식 3D는 혁신과 발명을 하는 기업입니다. 저희는 IP(지식재산권)에 대한 정당한 권리를 주장하는 것뿐입니다."

즈비 오르바흐 모노리식 3D 창업자는 지난 3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 서울에서 진행한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자사가 'NPE(특허관리전문회사)'라는 지적에 대해 "NPE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모노리식 3D는 지난 2월 SK하이닉스의 3D(3차원) 적층 구조 기반 HBM(고대역폭메모리), D램, 낸드플래시가 자사 특허를 침해했다며 USITC(미국 국제무역위원회)에 특허침해 조사를 요청했다. 이 과정에서 모노리식 3D는 '미국계 NPE'로 불리기도 했다.

NPE는 실제로 제품을 생산하거나 기술을 사업화하지 않고 특허를 매입해 수익을 창출하는 기업이다. 이른바 '특허 괴물'로 불린다. 2024년 기준 미국에서 발생한 국내 기업 관련 특허 소송 가운데 80.4%가 NPE가 제기한 소송이었다. 오르바흐 창업자는 "모노리식 3D의 특허는 모두 자체 연구 기반"이라며 "단순히 특허를 사들여 수익화하는 NPE와는 전혀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모노리식 3D는 2009년부터 3D 적층 기술을 연구해 왔다는 입장이다. 당시 오르바흐 창업자는 FPGA(Field Programmable Gate Array)를 연구하던 중 반도체에 3D 적층 구조를 적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고 칩 성능 향상의 해법을 적층 기술에서 찾았다. 오르바흐 창업자는 "반도체 분야에 3D 적층 구조를 도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여겨지던 시기였다"며 "2011년부터 웹사이트와 컨퍼런스, 논문 등을 통해 관련 기술을 꾸준히 알려왔다"고 말했다. 모노리식 3D의 논문은 같은 해 북미 최대 반도체 소재·장비 전시회 '세미콘 웨스트 2011'의 '베스트 오브 세미콘 웨스트' 파이널 리스트에 올랐다.

오르바흐 창업자는 USITC에 SK하이닉스를 제소하게 된 배경에 대해 "2011년부터 오랜 기간 3D 적층 기술을 알리려 노력했는데 제품화된 것을 알게 돼 제소를 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에는 미국 텍사스 동부지방법원에도 SK하이닉스 등을 상대로 2건의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달에는 HBM과 칩 자체의 특허 침해를 넘어 메모리 모듈 등 완제품군까지 분쟁 대상을 넓혀 USITC에 재차 문제를 제기했다.

한국지식재산보호원은 지난해 12월 공개한 자료에서 모노리식 3D의 계쟁특허(Contested Patent)가 2024~2025년에 등록된 특허인 만큼 2013년부터 HBM을 개발해 온 SK하이닉스를 상대로 한 소송이 쉽지 않을 것이란 견해를 제시했다. 이에 대해 오르바흐 창업자는 "해당 특허들은 2009~2011년에 출원한 특허에서 파생된 특허들"이라며 "처음 특허를 출원한 시점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모노리식 3D가 SK하이닉스 등을 상대로 제기한 USITC 소송은 2027년 1월 청문회를 앞두고 있다. 오르바흐 창업자는 "USITC는 금전적 배상이 아닌 수입 금지 여부를 결정한다"며 "수입 금지 명령이 내려진다면 SK하이닉스에는 악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소송에 앞서 SK하이닉스와 더 많은 대화를 나누고 싶다"며 "USITC 소송이 협의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모노리식 3D는 경기 화성시에 R&D(연구개발) 허브를 두고 국내 대학들과 협력 연구를 이어오고 있다. 오르바흐 창업자는 "모노리식 3D는 혁신과 스타트업 양성에 뜻이 있는 회사"라며 "한국의 제조 기술과 모노리식 3D의 혁신성이 결합하면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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