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은 지난 96년 동안 슈퍼스타, 경기장 난입자, 환희와 비통함을 지켜봤다. 그리고 이번 일요일에는 로봇을 맞이했다. 첨단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아틀라스'는 브라질과 노르웨이의 16강전이 열린 뉴욕 뉴저지 스타디움에서 하프타임에 경기장으로 걸어 나와 심판에게 공을 전달했다. 아틀라스는 노르웨이 공격수 엘링 홀란의 '명상 포즈'를 포함해 몇 가지 기묘한 골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로이터는 지난 5일(현지시간) 월드컵 경기장에 등장한 현대차그룹 로봇 계열사 보스턴다이나믹스의 '아틀라스'를 지켜본 후 이런 도입부로 시작하는 기사를 썼다. 로이터는 아틀라스가 안정적인 퍼포먼스를 구현하기 위해 다양한 기술적 과제를 해결해야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경기장 잔디의 특성에 맞춰 기존과는 다른 학습 방식을 적용, 보다 안정적인 움직임을 구현했다는 보스턴다이나믹스 관계자 설명을 전했다.
아틀라스의 등장을 주목한 것은 로이터만이 아니다. 미국의 경제 전문지 포춘은 아틀라스의 퍼포먼스에 대해 "월드컵 역사상 한 번도 없었던 일이 벌어졌다"고 평가했다. 또 기존 프로그래밍 기반 산업용 로봇과 달리 스스로 학습하고 다양한 환경에 적응하는 차세대 휴머노이드 기술을 호평했다.
포춘은 월드컵 무대가 아틀라스의 실제 환경 적응 능력을 검증하는 과정이었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경기장 잔디는 연구실이나 공장 바닥과 달리 다양한 변수가 존재하기 때문에 아틀라스가 이런 조건에서도 안정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보행 학습 방식을 새롭게 설계했다고 밝혔다. 즉 실시간 연산이 아닌 훈련을 통해 형성된 본능적인 반응으로 행동하는 이른바 '근육 기억(Muscle Memory)'을 구현했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미국 경제 전문지 블룸버그는 현대차그룹이 월드컵이라는 무대에서 아틀라스를 공개 시연하며 공장 현장 배치를 앞두고 로봇 기술 발전 성과를 이어갔다고 보도했다. 현대차그룹이 이번 캠페인을 통해 첨단 로보틱스 기술이 통제된 실험실 환경을 넘어 실생활에서도 활용할 수 있음을 입증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또 보스턴다이나믹스 관계자 인터뷰를 인용해 아틀라스가 실제 환경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변수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학습하고 있으며, 이런 시스템은 향후 다양한 환경으로 확장 가능하다고 소개했다.
미국의 마케팅 전문지 애드위크는 현대차그룹이 이번 월드컵을 통해 로보틱스 기술과 브랜드 비전을 결합한 새로운 글로벌 마케팅 사례를 선보였다고 보도했다. 현대차그룹이 월드컵 후원사로 참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전 세계 팬이 가장 주목하는 무대에서 로보틱스 기술과 미래 비전을 직접 보여주기 위해 이번 퍼포먼스를 기획했다는 현대차 관계자의 인터뷰를 비중 있게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