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전기차 수요가 살아난 유럽 주요국에서 시장 성장률을 웃도는 판매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지 맞춤 차량과 전동화 SUV(다목적스포츠차량) 중심 라인업이 유럽의 전기차 수요 회복 국면과 맞아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8일 각국 자동차 산업협회 집계에 따르면 기아는 지난달 유럽 주요 5개국(독일·프랑스·스페인·이탈리아·영국)에서 모두 판매가 늘었다. 프랑스에서 전년 동월 대비 29.4% 증가한 것을 비롯해 스페인 20.7%, 이탈리아 19.8%, 독일 16.9%, 영국 3.1% 등 전 권역에서 성장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신차 시장 성장률이 독일 15.7%, 프랑스 11.4%, 스페인 7.8%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대부분 국가에서 시장을 앞질렀다.
성장의 배경에는 유럽 전기차 수요 반등이 있다. 지난달 순수전기차(BEV) 판매는 프랑스에서 91.7%, 이탈리아에서 87.1%, 독일에서 78.2% 급증했다. 독일·프랑스의 전기차 보조금과 영국의 무공해차 의무판매제 등 각국 지원책에 더해, 중동발 유가 상승으로 소비자들이 전기차 전환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결과다.
기아는 이 수요를 정면으로 흡수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유럽 전체(EU·EFTA·영국)에서 4만9382대를 팔아 전년 동월보다 14.9% 성장했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 집계 기준 시장 전체 성장률(3.6%)의 약 4배다. 기아의 유럽 시장 점유율은 3.9%에서 4.3%로 올랐다.
전기차 라인업이 성장을 이끌었다. 기아는 5월 한 달 유럽에서 순수전기차 1만5443대를 판매했다. 소형 전기 SUV EV3가 4770대로 가장 많았고 해치백과 세단 두 모델로 출시된 EV4 2886대, 준중형 전기 SUV EV5 2499대가 뒤를 이었다. 소형 전기 SUV EV2도 2464대 팔리며 힘을 보탰다. 하이브리드를 포함한 전동화 차량 판매는 3만995대로 스포티지 하이브리드(6869대)가 주력이었다.
기아는 하반기에도 전동화 라인업 확대로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유럽에서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갖춘 소형 SUV 셀토스와 니로를 출시했다. 셀토스는 그동안 북미와 인도, 국내 등에서 판매됐지만 유럽 시장에는 출시되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기아의 전기차 포트폴리오에 대한 지속적인 수요가 시장 평균을 뛰어넘는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며 "보조금과 고유가가 맞물린 유럽 전동화 국면에서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두루 갖춘 기아의 성장 여력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