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Y 1위? 충전기가 바뀐다"…충전업계 'NACS 대응' 속도전

강주헌 기자
2026.07.13 06:10
고속도로 휴게소에 설치된 채비 충전기. /사진제공=채비

테슬라가 국내 자동차 판매 시장에 이어 전기차 충전 시장의 판도까지 흔들고 있다. 충전 사업자들이 급증한 테슬라 이용자를 잡기 위해 테슬라 전용 규격인 NACS(북미충전표준) 급속충전기를 앞다퉈 늘리면서다. CCS1(DC콤보) 일색이던 국내 충전 인프라 시장의 경쟁 구도가 고속도로 휴게소를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충전 사업자들은 NACS 커넥터를 장착한 급속충전기 보급을 확대하고 있다. NACS는 테슬라 차량에 적용되는 충전 규격으로, 북미에서는 GM·현대차그룹 등 주요 완성차 업체가 잇따라 채택하며 사실상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국내에서는 테슬라 슈퍼차저를 제외하면 NACS 충전기가 드물어 테슬라 운전자들은 일반 급속충전기 이용 시 별도 CCS1 어댑터를 구매해 써야 했다.

분위기를 바꾼 건 테슬라의 판매 질주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테슬라는 올해 상반기 5만6139대를 팔아 전년 동기(1만9212대)보다 192.2% 늘었다. 점유율은 13.9%에서 30.5%로 뛰었다. 수입차 3대 중 1대가 테슬라인 셈이다. 모델Y의 올해 상반기 판매량은 4만3359대로 수입차 최다 판매 모델에 올랐고 모델3(8861대)도 4위를 기록했다.

테슬라를 중심으로 전기차 이용자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충전 인프라 업계도 대응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국내 급속충전 1위 사업자 채비는 한국도로공사 고속도로 휴게소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 사업의 3권역(광주·전남, 대구·경북, 부산·경남) 운영 사업자로 선정돼 이달 말까지 24개 휴게소에서 급속충전기 117기를 순차 가동한다. 연말까지 3개소 21기를 추가 운영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85기는 NACS 호환 200㎾(킬로와트)급 충전기로, 테슬라 이용자가 별도 어댑터 없이 바로 급속 충전할 수 있다.

채비 3세대 급속 충전기 '슈퍼소닉'. /사진제공=채비

경쟁의 축이 '설치 대수'뿐만 아니라 '이용 경험'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커넥터만 꽂으면 충전되는 테슬라 슈퍼차저에 익숙한 이용자가 늘면서, 어댑터나 앱 인증 없이 얼마나 간편하게 충전할 수 있는지가 충전소 선택 기준이 됐다는 것이다. 채비의 경우 커넥터를 꽂기만 하면 차량 인증과 결제가 자동으로 이뤄지는 플러그앤차지(PnC) 서비스 '바로채비'도 적용했다. 앱 실행이나 카드 태깅 없이 충전을 시작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다른 사업자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브라이트에너지파트너스의 충전 브랜드 '워터'는 앞서 국내 사업자 최초로 고속도로 휴게소에 NACS 호환 충전기를 설치하며 물꼬를 텄고 지난 5월에는 고속도로 휴게소에 설치된 350㎾급 초급속 충전기를 테슬라 차량에도 전면 개방했다. SK일렉링크도 올해 상반기부터 NACS 충전기를 전국에 확대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충전 시장의 경쟁은 이제 '어디서 충전할 수 있는가'에서 '얼마나 자연스럽게 충전할 수 있는가'로 이동하고 있다"며 "테슬라 이용자 증가와 NACS 확산이 이러한 변화를 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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