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폐지 위기에 처했던 국내 기업들이 소비자들의 '착한 기업 살리기 운동'에 힘입어 회생의 발판을 마련했다. 다만 본업 경쟁력 회복, 신사업 성공 등 경영성과가 아닌 일시적인 응원에 기댄 결과라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2일 식품·중소기업업계 등에 따르면 한국거래소가 지난 1일부터 코스피 상장 유지를 위한 시가총액 기준을 기존 200억원에서 300억원으로 상향조정하면서 지난달말 260억원대 시총을 기록한 한성기업과 지난 7~8일 250억원대를 기록한 모나미가 나란히 코스피 퇴출 사정권에 들었다.
하지만 이후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토종 기업' 살리기 움직임이 확산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한성기업은 지난 25년 동안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외국인 군인들을 위해 음악회를 열고 후원한 사실이 알려지며 화제가 됐다. '돈쭐'(착한 기업에는 물건을 구매해주는 방식으로 돈으로 혼내준다는 뜻의 유행어) 열풍이 이어지며 공식 온라인몰에선 대표 상품 '크래미' 주문폭주로 배송이 지연되기도 했다. 주식 매수세가 살아나 이달 9일과 10일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볼펜으로 유명한 문구회사인 모나미도 누리꾼들의 응원 매수에 힘입어 상장폐지 위기에서 벗어났다. 모나미는 지난 10일 직전 거래일 대비 약 25.66% 오른 2145원에 거래를 마치며 시총 405억원을 기록해 상장유지 기준을 웃돌았다.
다만 최근 양사의 시총 증가는 일시적 현상이며 실질적인 체질개선이 중요하다는 게 중론이다.
실제 모나미는 학령인구 감소 영향으로 적자가 이어졌다. 영업손실은 2023년 23억원으로 적자전환한 이후 2024년 38억원, 지난해 59억원으로 최근 3년간 적자규모가 늘었고 올해 1분기에도 2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매출 역시 2023년 1415억원, 2024년 1331억원, 지난해 1310억원으로 감소세다. 최근 화장품 ODM(제조자개발생산) 사업으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지만 공장 가동률은 아직 20% 수준이다. 한성기업의 최근 3개년 매출은 2023년 3206억원, 2024년 3325억원, 지난해 3184억원을 기록했으나 지난해 영업이익은 58억원으로 전년(110억원) 대비 47% 감소했다.
특히 내년 1월부터 상장폐지 기준이 500억원으로 높아질 예정이어서 본격적인 실적호조와 이를 반영한 시총 반등이 없다면 시장 퇴출 리스크는 남아 있다.
한편 양사는 고객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송재화 모나미 사장은 SNS에 올린 자필 편지에 "여러분이 지켜주신 이 자리를 발판 삼아 더 좋은 제품과 진정성 있는 품질로 보답하겠다"고 썼다. 한성기업도 SNS 공식계정에 임직원 일동으로 "앞으로도 여러분들의 식탁에 믿고 올릴 수 있는 좋은 먹거리와 행복을 나누는 고민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