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과 롯데케미칼이 글로벌 화학기업 순위에서 각각 세계 7위와 26위를 기록하며 한국 화학산업의 위상을 지켰다.
12일 미국화학협회 산하 C&EN의 '2026년 글로벌 상위 50대 화학기업' 순위에 따르면 LG화학은 지난해에 이어 7위를 유지하며 글로벌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롯데케미칼도 지난해와 같은 26위를 기록했다. 기업들이 글로벌 화학업계를 '한 세대 중 최악의 경기침체'라고 진단한 상황에서 한국기업 2곳이 세계 상위권을 지켜낸 것이다. 이 순위는 지난해(2025년) 화학사업 매출을 기준으로 산정했다.
실제 글로벌 상위 50개 기업 가운데 39개사의 화학사업 매출은 공급과잉과 수요부진 장기화로 전년보다 감소했다. 상위 10개 기업 중에서도 매출이 증가한 곳은 산업용 가스기업 린데 한 곳에 그쳤다. 세계 1위 독일 바스프(-8.6%)부터 시노펙(-9.6%), 페트로차이나(-4.4%), 엑손모빌(-2.8%), 다우(-7.0%), 사빅(-16.8%), 에어리퀴드(-0.4%), 라이온델바젤인더스트리스(-9.7%) 등은 역성장했다.
LG화학 역시 지난해 화학사업 매출은 323억달러로 전년보다 6.1% 감소했다. 외형은 줄었지만 수익성은 개선됐다. 화학사업 영업이익은 8억3100만달러로 전년보다 28.8% 증가했고 영업이익률 2.6%를 기록했다. 화학자산은 711억달러로 자산규모를 공개한 글로벌 기업 가운데 세 번째로 컸다.
LG화학은 반도체 소재사업을 확대했다. 현재 1조원 수준의 전자소재사업을 2030년까지 2조원 규모로 2배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지난 5일에는 미국의 글로벌 반도체 후공정기업 앰코에 반도체용 스트리퍼를 공급하며 시장에 처음 진출했다. 앞으로 CCL(동박적층판)과 반도체 DAF(접착필름), PID(감광성 절연소재)까지 첨단소재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목표다.
롯데케미칼도 화학기업 순위 26위를 유지하며 세계 톱30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화학사업 매출은 130억달러로 전년보다 9.5% 감소했다. 화학사업 영업이익은 6억64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하며 글로벌 석유화학 업황부진의 영향을 받았다. C&EN은 롯데케미칼이 아시아지역의 공급과잉으로 2022년 이후 기초화학사업에서 손실을 이어왔다고 분석했다.
이에 롯데케미칼은 현재 충남 대산에서는 HD현대케미칼과, 전남 여수에서는 한화솔루션·DL케미칼·여천NCC와 각각 사업통합을 추진 중이다. 동시에 범용 석유화학 중심의 사업구조를 고부가 소재 중심으로 전환한다. 올해 하반기 전남 율촌 산업단지에 연간 50만톤 규모의 단일 컴파운딩공장 준공을 앞뒀으며 반도체 현상액 소재인 TMAH(수산화테트라메틸암모늄) 생산공장도 2027년 상업생산을 목표로 건설 중이다.
백철우 덕성여자대학교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세계 상위권을 유지한 것은 국내 화학기업들의 경쟁력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방증"이라며 "기초화학 중심 사업구조를 고부가 스페셜티 소재 중심으로 전환하는 데 속도를 내 글로벌 경쟁력을 한 단계 더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