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사내하청 생산직과 외주업체 소속 구내식당 근무자, 보안 노동자들의 시설·안전·작업환경과 관련해서는 원청 사용자로서 직접 교섭해야 한다는 노동위원회의 판단이 나왔다. 다만 이들의 임금에 대해서는 현대차의 사용자성이 인정되지 않았다. 또 현대차 판매 대리점 영업사원도 원청과 직접 교섭할 대상에서 제외됐다.
15일 노동계에 따르면 울산지방노동위원회는 전국금속노동조합이 현대차를 상대로 제기한 '교섭요구 사실 공고에 대한 시정 신청'을 인용한 결정문을 전날 양측에 송달했다.
이번 결정은 지난 3월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 시행 후 현대차가 사용자성을 갖는 하청노조의 범위와 교섭 의제를 구체적으로 판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노란봉투법은 근로계약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노동자의 근로조건을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를 사용자로 규정한다.
결정문에 따르면 울산지노위는 하청 노동자의 업무가 원청인 현대차의 실질적인 지배를 받고 있는지와 해당 노동자의 업무가 원청의 필수적 사업 체계를 담당하는지 등을 기준으로 사용자성 인정 대상을 가려냈다.
대표적으로 울산·아산·전주공장의 사내하청 생산직은 협력 업체 소속이지만 현대차가 소유한 주요 설비와 컨베이어벨트 등에서 근무하고 있다. 작업 방법과 설비 배치도 현대차가 결정한다는 점에서 원청 사용자성이 인정됐다.
외주업체 소속인 구내식당 근무자와 공장 보안·경비요원들 역시 현대차가 소유한 시설에서 근무하며 원청의 위생 기준과 보안 시스템 등을 따라야 하므로 교섭 의무가 있다고 봤다.
반면 차량 판매 대리점 영업사원에 대해서는 현대차의 사용자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판매 대리점이 별도 사업자로 등록돼 있고 영업사원의 채용과 인력 운영, 보수 지급 등을 독립적으로 결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울산지노위는 사내하청 생산직과 구내식당·보안 노동자의 임금에 대해서는 현대차가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의 교섭 의무는 하청노동자의 소속이나 직종만으로 일률적으로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시설·안전·작업환경·임금 등 교섭 의제별로 달라지게 됐다.
현대차와 금속노조는 결정서를 검토한 뒤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할지 결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