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추구하는 피지컬 AI(인공지능)는 자동차 그리고 로봇과 같은 개별 디바이스 지능화를 시작으로 해서 AI 팩토리 같은 특정 공간의 지능화를 거쳐, 궁극적으로 전체 도시 인프라가 유기적으로 연결·운영되는 도시 레벨의 통합 지능화를 실현하는 것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에서 피지컬 AI 관련한 그룹의 비전을 처음 공개하며 '새만금 AI 밸리'에 업계 관심이 집중된다. 새만금 사업은 현대차그룹이 이런 비전을 가장 먼저 현실화해 적용하는 첫 시험대이자, 성공 여부를 판가름할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정 회장이 공개한 피지컬 AI 비전은 기존 현대차그룹이 주력해온 디바이스(자동차)의 '이후'를 염두에 둔 것이란 점에서 의미가 있다. '자동차 기업'을 넘어 '모빌리티 기업'으로 진화한다는 현대차그룹 중장기 사업 목표가 이 비전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이런 점에서 현대차그룹이 구축 중인 새만금 AI 밸리는 다른 어떤 사업보다 중요하다. 도시 인프라 안에서 에너지·모빌리티·로보틱스 등 핵심 인프라와 자산이 실시간으로 연결·최적화되는 '도시 단위 지능화'를 현실화한다는 중장기 비전을 그대로 반영한 사업이기 때문이다.
총 9조원을 투입하는 현대차그룹의 새만금 AI 밸리는 △AI 데이터센터 △로봇 제조·부품 클러스터 △수전해 플랜트 △태양광 발전 △AI 수소 시티 등으로 구성된다.
구체적으로 AI 데이터센터는 단계적으로 GPU(그래픽처리장치) 5만장급 초대형 연산 능력을 갖추고 SDV(소프트웨어중심차량) 개발, 스마트팩토리 구현 등에 필요한 데이터를 처리·저장한다.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 역량을 고객 맞춤형 로보틱스 기술로 확대 구현할 로봇 제조·부품 클러스터도 조성한다. 이 클러스터는 로봇 완성품 제조 및 파운드리 공장과 부품 단지로 구성된다.
새만금 AI 밸리에는 200㎿(메가와트) 규모 수전해 플랜트를 조성하며, 수소 충전소 등 플랜트 인근 공급 인프라 구축을 병행한다. 이곳에서 생산한 청정 수소는 트램과 버스, 수요응답형 교통 서비스(DRT) 등 다양한 모빌리티의 핵심 에너지원으로 활용한다. 아울러 새만금의 풍부한 일조량을 활용해 필요 분야에 원활한 전기를 공급하는 GW(기가와트)급 태양광 발전 사업도 진행한다.
현대차그룹이 보유한 AI와 로봇, 수소 에너지 기술을 유기적으로 융합해 완성형 산업 생태계를 이루는 AI 수소 시티도 조성한다. 정 회장이 언급한 '도시 레벨의 통합 지능화' 콘셉트와 가장 유사한 사업으로 풀이된다. AI 수소 시티는 '디자인(D.E.S.I.G.N.)'이라는 키워드로 설명된다. 구체적으로 △전력과 데이터 및 로봇 수요 창출(Demand) △현대차그룹이 보유한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 전문성과 기술(Experience) △그룹 역량이 집결된 로봇 및 수소 에너지 생태계(Supply Chain) △한국의 도로, 철도, 항만, 정보통신기술(Infrastructure) △국가 성장 핵심 전략 및 정책 지원(Government) △민관 협력 및 해외 진출 네트워크(Network) 등을 바탕으로 AI 수소 시티를 디자인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업계는 새만금 AI 밸리 사업에 엔비디아가 참여할지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황 CEO는 지난달 한국 방문 당시 서울 양재동 현대차 사옥을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정 회장은 새만금 사업 참여를 요청했고 황 CEO는 이를 'AI 밸리'라고 부르며 "정 회장이 새만금에 엔비디아 시설을 구축하도록 나를 초대했다. 훌륭한 돼지고기 바비큐가 있다면 기꺼이 그러겠다"고 농담을 섞어 화답했다. 정 회장은 2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 소재 엔비디아 본사를 방문해 황 CEO와 만났는데 이 자리에서 새만금 AI 밸리 사업 관련한 대화를 나눴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