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력 3년 내 의무투자 '아쉬움'
특정분야·후속투자 기회 줄어
실적·규모따른 차등등록 제안
"AC(액셀러레이터·창업기획자)가 초기 스타트업을 발굴한 뒤 성장과정에도 연속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투자대상은 넓히고 불명확한 행위제한은 정비해야 한다."
박세훈 한국법제연구원 연구위원은 9일 국회에서 열린 'AC의 스타트업 생태계 역할과 제도적 과제' 토론회에서 "AC 등록문턱을 열어뒀지만 그 이후를 관리할 제도는 제대로 만들지 못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국회 유니콘팜이 주최하고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주관한 이날 토론회는 창업기획자라는 법적 지위가 생긴 이후 10년간의 성과를 점검하고 AC의 성장을 가로막는 규제를 어떻게 풀지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AC는 2016년 중소기업창업지원법 개정을 통해 창업기획자라는 법적 지위를 얻었다. 10년이 지난 후 현재 등록 AC는 500곳이 넘는다. 하지만 등록 AC의 약 60%는 누적 투자액이 20억원 미만이고 약 20%는 투자실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 연구위원은 △투자의무 대상 확대 △조합규정 정비 △행위제한 명확화 △차등등록제 검토 △수익기반 마련을 AC 제도개선의 5대 과제로 제시했다. 법률·시행령·행정규칙을 함께 손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가장 큰 걸림돌로 초기기업 의무투자 규정을 꼽았다. AC는 일정비율 이상을 업력 3년 이내 기업에 투자해야 하는데 바이오·기후테크처럼 기술개발과 인허가에 장기간이 필요한 업종에는 3년 제한이 합리적이지 않다는 지적이다. 박 연구위원은 투자실적과 전문인력 규모에 따른 차등등록제 도입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또 모태펀드 출자심사에는 AC의 보육성과를 정량적으로 반영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이지영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선임전문위원에 따르면 2017~2025년 AC로부터 최초 시드투자를 받은 스타트업은 3882곳으로 VC(벤처캐피탈)의 3배가 넘었다. AC의 시드투자 금액은 평균 3억7000만원으로 나타났다. 이 위원은 "AC 시드투자 기업 중 폐업한 곳의 95.3%가 시드에서 시리즈A 사이 데스밸리 구간에 몰려 있다"며 "업력 3년 이내 기업에 투자해야 하는 규정은 가장 지원이 필요한 구간에서 정작 AC의 후속지원을 받기 어려운 구조를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이용관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대표는 "3년 미만 기업에 40~50%를 의무투자하고 나면 후속투자에 쓸 여력이 거의 남지 않는다"며 "AC가 수행하는 미션에 비해 행위제한이 너무 가혹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기존 투자자가 후속 투자에 들어오지 않으면 신규 투자자는 이유를 불문하고 '문제가 있나'라고 본다. 후속투자의 인증효과가 큰데 AC는 그 전략 자체를 쓰기 어려운 구조"라고 덧붙였다. 스타트업도 같은 문제의식을 나타냈다. 자원순환 스타트업 그린다의 황규용 대표는 "기후테크 기업은 기술개발과 인허가, 공장건설을 거쳐 실제 제품이 판매되기까지 데스밸리가 깊고 길다"며 "창업 3년이 지나도 초기단계에 머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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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AC업계는 지난 2월 정진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벤처투자법 개정안의 처리에 큰 기대감을 갖는다. 개정안은 AC의 의무투자 대상을 업력 5년 이내 미투자 창업기업, 기존 투자기업에 대한 후속투자 등으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