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D램 생산 CXMT 14조 '실탄' 마련했지만..글로벌 IB들 "기술 격차 여전"

최지은 기자
2026.07.28 17:30

기술·수율 격차로 단기 영향은 제한적…생산능력 확대·고객사 다변화는 변수

CXMT 글로벌 D램 시장 영향력 전망/그래픽=이지혜

글로벌 IB(투자은행)들이 중국 최대 D램 기업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상장이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이하 메모리) 시장 판도를 단기간에 바꾸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선두 업체들과 최소 2~3년의 기술 격차가 여전하고 최근 시장 점유율 확대 역시 메모리 공급 부족에 따른 반사이익 성격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CXMT의 생산능력 확대와 고객사 다변화는 장기적으로 메모리 시장 경쟁 구도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IB UBS는 이달초 보고서에서 "CXMT의 성장에도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중심의 메모리 시장 구도는 단기간에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CXMT의 공격적인 생산능력 확대에도 공정 기술과 제품 믹스, HBM(고대역폭메모리) 등 고부가가치 제품 공급에서 기존 메모리 3사와 상당한 격차가 존재한다는 분석이다.

UBS는 글로벌 D램 생산능력에서 CXMT의 비중이 지난해 12%에서 올해 13%, 내년 14%로 꾸준히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시장 공급을 나타내는 글로벌 D램 비트(Bit) 출하량 기준 점유율의 경우 지난해 7%, 올해 7%, 내년 8%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생산능력은 확대되더라도 낮은 수율과 HBM 등 고부가 제품 생산의 제약으로 시장 공급 확대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평가다.

또다른 글로벌 IB 제퍼리스도 CXMT의 기술력이 글로벌 선두 업체보다 1.5~2세대 뒤처져 있다고 설명했다. CXMT는 지난해 HBM3(4세대) 샘플을 출하한 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해 HBM4E(7세대) 샘플을 내놨다. 마이크론도 올해 하반기에 HBM4E 샘플을 출하할 것으로 보인다.

CXMT 로고/사진=로이터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매출 기준 CXMT의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1분기 3%에서 올해 1분기 8%로 1년 만에 2배 이상 확대됐다. 이를 두고 기술 경쟁력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AI(인공지능) 투자 확대로 메모리 수요가 급증했지만 메모리 3사의 생산능력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CXMT가 메모리 공급 부족에 따른 반사이익을 누렸다는 것이다.

공격적인 투자 여력 확보는 변수가 될 수 있다. CXMT는 지난 27일(현지시간) 중국 상하이 과창판 상장을 통해 당초 목표액(295억위안)의 2배를 웃도는 666억위안(약 14조5000억원)을 조달했다. CXMT는 이번에 확보한 자금을 기존 양산 라인 개조와 메모리 기술 고도화, R&D(연구개발) 등에 투입할 계획이다. 월단위 웨이퍼(반도체 칩을 만드는 얇은 원판) 생산능력은 올해 약 32만장에서 내년 42만장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고객사 저변까지 넓어지면 CXMT의 시장 영향력은 한층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화웨이와 알리바바 등 중국 IT(정보기술) 기업들에 이어 글로벌 PC 제조사 HP와 델 테크놀로지도 메모리 가격 급등에 따른 공급망 다변화를 위해 CXMT의 D램을 채택했다. 애플도 최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들을 만나 미국 외 지역에서 판매하는 자사 제품에 CXMT 메모리를 탑재할 수 있도록 승인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생산능력을 확대하더라도 수율과 품질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시장 영향력을 키우는데 한계가 있다"며 "반대로 안정적인 양산 체제를 구축한다면 메모리 3사의 중장기 경쟁 구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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