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27일(현지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주 피라시카바 소재 현대차 브라질 공장을 방문해 중장기 성장 전략을 점검했다. 정 회장은 '파워트레인 현지화' 등을 주문하는 한편 브라질 사업 성장을 위한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이재명 대통령 브라질 국빈 방문과 연계해 한국 경제사절단으로 브라질을 방문한 정의선 회장은 우선 브라질 공장 부지 내 중남미권역 R&D(연구개발)센터를 찾았다. 2016년 설립된 중남미권역 R&D센터는 중남미 현지 차량 인증과 법규 대응 등에서 R&D로 업무영역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
정 회장은 연구원들과 만나 "지속가능한 중장기 사업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현지 R&D 기능을 강화하고 파워트레인 현지화를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이어 생산공장으로 이동해 6월부터 생산을 시작한 i20와 SUV(다목적스포츠차량) 모델 크레타의 생산품질을 집중적으로 확인했다. 브라질 공장은 브라질 특화 차종인 HB20, 크레타, i20를 연간 20만대 혼류 생산하고 있다. 특히 지난 달 출시한 i20는 주력 모델 HB20과 함께 브라질 B세그먼트 시장을 주도할 현대차의 핵심 전략 차종으로 평가된다.
정 회장은 이 자리에서 올해 3월 기준 브라질 공장의 누적 생산이 250만대를 돌파한 사실을 언급하며 "브라질 공장 직원의 헌신과 팀워크로 이뤄낸 결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브라질은 현대차 글로벌 사업에서 매우 중요한 시장"이라며 "지금까지의 성과에 깊이 감사한다"고 했다.
정 회장은 공장을 둘러본 후 브라질 공장과 중남미권역본부 임직원에게 업무보고를 받고, 생산·판매 분야 중장기 발전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정 회장은 "브라질의 산업 환경 변화와 새로운 경쟁국면을 맞아 여러 도전과 과제가 존재하지만 이 위기를 극복해야 다음 단계의 성장과 도약이 가능하다"며 "브라질에서 더 큰 도약을 이룰 수 있도록 전사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또 "모든 구성원이 기본과 원칙을 중시하고 함께 일하는 문화를 만들어 고객으로부터 신뢰받고 사랑받는 브랜드로서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브라질 정부 정책, 자동차 시장, 현지 고객에 대한 체계적인 분석을 바탕으로 향후 △SUV 라인업 확대 △브라질에 최적화된 친환경차 도입 △수소 사업 기반 구축을 추진할 방침이다.
브라질 시장에서 SUV 차급(CUV 포함) 비중은 지난해 43.0%에서 2030년 51.2%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중에서도 B SUV 차급이 22.0%를 점유한다. 현대차는 현재 인기 모델인 크레타의 판매를 강화하는 동시에 2030년까지 다양한 차급의 SUV 모델을 고객에게 선보일 계획이다.
친환경차 판매 확대도 추진한다. 현재 브라질 친환경차 관세는 35%가 적용돼 수입 물량에 한계가 있다. 현대차는 소형 차급의 전기차 현지 생산 방안을 모색하는 한편, 휘발유-에탄올 연료 기반 하이브리드(FFV-HEV) 전용 파워트레인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FFV-HEV는 브라질 연료 생태계 특성을 반영한 브라질 전용 친환경차로, 인기 차급인 SUV에 적용해 빠른 시일 내 판매한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현대차는 중장기적으로 중남미 지역 재생에너지 시장을 이끌고 있는 브라질을 중심으로 현지 수소 및 재생에너지 생태계 구축을 추진한다. 재생에너지 강국인 브라질은 국가 차원에서 수소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국가수소프로그램(PNH2)'을 발표하며 저탄소 수소 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는 등 세계적인 수소 생산 및 수출국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차는 연료전지 기술, 제조 역량을 기반으로 수소 모빌리티 분야에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그룹사 역량을 활용해 수소 생산·유통·활용 전 과정의 통합 솔루션을 구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현대차는 그룹사와 함께 수소 상용차, 수소 트램 등 수소 모빌리티 신시장 개척에 나선다. 아울러 그린수소 생산,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공급, 재생에너지 발전소 구축 등 수소 및 재생에너지 분야 신사업을 적극적으로 발굴할 계획이다. 또 브라질 상파울루대학 등 대학교, 기관들과 수소 분야 산학협력을 강화해 중장기적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복안이다.
한편 현대차는 브라질 특화 전략 차종과 브라질 시장 수요에 최적화된 현지 생산 차종 운영으로 브라질 상위 메이커로 자리매김했다. 브라질자동차유통연맹(FENABRAVE)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해 상반기 브라질 시장에서 9만6723대를 판매해 2019년(9만9567대) 이후 상반기 최대 판매량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8만6316대)과 비교해도 12.1% 증가했다.
차종별로는 브라질 공장에서 생산하는 HB20 세단과 해치백이 5만9518대, 크레타가 3만5925대로 판매를 이끌었다. 이를 토대로 상반기 7.1%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브랜드 순위 5위를 기록했다.
현대차의 성공적인 브라질 시장 안착은 현지에서 인기가 많은 B세그먼트의 소형차와 소형 SUV를 적기에 출시한 것이 주효했다. 현대차는 2020년 브랜드 순위 4위에 오른 이후 5위권 이내를 유지하며 브라질 주요 브랜드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HB20은 세단이 2012년 출시 이후 138만7989대, 해치백이 2013년 이후 49만4102대 등 총 188만2091대 판매돼 200만대 돌파를 가시권에 두고 있다.
2017년 출시된 크레타 역시 현재까지 57만242대 판매를 기록하는 등 꾸준한 판매를 이어가며 대표 모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크레타는 올해 상반기 브라질 전체 딜러판매에서 SUV 부문 1위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이에 더해 지난달 선보인 i20를 시장에 안착시켜 올해 판매 총 20만4000대를 판매한다는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