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생산세액공제 적용 대상에서 전기차가 빠지면서 완성차업계에서는 당혹스런 모습이다. 중국산 저가 전기차 공세가 거세지는 국면에 완성차 단계의 지원이 빠져 국내 생산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자동차 제조사들은 그간 전기차를 국내생산세액공제 적용 대상에 넣어달라고 요구해왔다. 배터리 등 부품 경쟁력만으로는 완성차 가격 경쟁에서 밀린다는 이유에서다. 정부는 이차전지 등 핵심 부품을 지원하면 완성차 경쟁력까지 높아진다는 입장이지만 현장의 판단과는 온도차가 있다. 부품 지원이 완성차 원가로 이어지기까지 시차가 큰 데다 그 효과가 국내 생산 물량 확대로 직결된다는 보장도 없다.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중국산 저가 전기차 공세가 현실화된 상황에서 완성차가 적용 대상에서 빠지면 사실상 국내 친환경차 판매 동력이 사라지게 된다"며 "부품 지원만으로는 국내 전기차 생산·판매 기반을 지키는데 한계가 있는 만큼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늘고 있는 국면이라 이같은 지원 공백을 체감하는 강도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자동차 판매량은 85만1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1.3% 늘었다. 이 가운데 전기차는 19만8509대로 113.6% 급증했다. 내수 시장에서 전기차 비중은 지난해 상반기 11.1%에서 올해 23.3%로 두 배 이상 뛰었고, 하이브리드차와 수소전기차를 더한 친환경차 비중은 46.1%에서 57.8%로 올랐다. 국내에서 팔린 차 10대 중 6대가 친환경차였다.
정작 시장 확대의 과실은 수입 브랜드가 더 많이 가져가는 양상이다. 상반기 국산차 판매량은 부품업체 화재에 따른 공급 차질 등으로 4.8% 줄어든 65만8000대에 그친 반면 수입차는 테슬라와 BYD 등 전기차 브랜드 호조에 힘입어 30% 늘어난 19만3000대를 기록했다.
게다가 미국 관세로 국내에서 만들어 수출할수록 부담이 늘어나는 구조가 겹쳤다. 안에서는 수입 전기차에 밀리고 밖에서는 관세를 떠안고 있어 국내 생산을 유지할 유인이 필요했다는게 업계의 목소리다. 산업 현실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불만이 나오는 배경이다.
정부는 대신 업무용 승용차 감가상각비 인정 한도를 조정하기로 했다. 이럴 경우 전기·수소차는 연 1000만원으로 오르고 내연차는 700만원으로 낮아진다. 친환경차 수요를 늘리는 조치지만 수입 전기차 판매가 늘어난 상황이라 혜택 상당분이 해외 브랜드로 흘러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