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D램 계약가격이 올해 3분기에도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스마트폰 제조원가에서 메모리반도체(이하 메모리)가 차지하는 비중도 주요 부품 가운데 가장 큰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메모리 가격상승분이 시차를 두고 완제품 원가에 반영되는 만큼 제조사들의 비용압박은 한층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12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 2분기 LPDDR5X 계약가격은 전 분기 대비 78~83% 상승했다. 이전 세대인 LPDDR4X 역시 70~83% 올랐다. 트렌드포스는 3분기에도 LPDDR 가격이 8~13% 추가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LPDDR는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에 주로 탑재되는 저전력 D램이다.
통상 스마트폰 제조사는 메모리 공급사와 가격과 공급물량을 사전에 협의해 계약을 한다. 모바일 D램 계약가격이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올해 하반기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원가부담도 더욱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스마트폰 제조원가에서 메모리 비중도 크게 확대됐다. 트렌드포스는 아이폰 BOM(제품원가)에서 메모리 비중이 지난해 약 10%에서 올해 3분기 약 34%로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내년 상반기에는 약 40%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추산했다. 기존 핵심부품인 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와 디스플레이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타격은 저가형 스마트폰에서 더 크게 나타난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100달러 미만 스마트폰의 메모리 비용이 2026년 3분기 400%까지 급등할 수 있다고 예고했다. 저가형 제품은 판매가격이 낮아 원가상승분을 자체 흡수하거나 제품가격에 전가하기 어려워 수익성 방어가 쉽지 않다.
옴디아는 "인상된 원가를 감안할 때 100달러 미만 스마트폰을 제조해 이윤을 남기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에서 스마트폰사업을 담당하는 MX(모바일경험)사업부도 출범 이후 처음으로 올 2분기 분기적자를 기록했다. 중저가·보급형 판매비중이 높은 삼성전자는 메모리 가격상승에 따른 수익성 압박이 큰 상황이다.
신흥국 출하량과 글로벌 점유율 방어를 위해 보급형 시장을 축소하기도 쉽지 않다. 노태문 삼성전자 DX(디바이스경험)부문장도 지난달 2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진행한 '갤럭시 S26' 기자간담회에서 "플래그십부터 중저가, 엔트리 모델까지 다양한 제품군을 운영하는 것이 삼성 갤럭시의 강점이자 의무"라고 강조했다.
메모리 가격상승은 스마트폰 가격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 원가상승분이 제품가격에 전가되면 소비자 부담이 커져 수요위축이 심화할 수 있어서다. 옴디아는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 대비 12%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