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그룹 회장과 젠슨 황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가 다시 만나 로봇·AI 팩토리(공장)·모빌리티(이동수단) 분야에서 'AI(인공지능) 동맹'을 완성했다. LG는 가상 공간의 AI를 실제 산업 현장과 일상으로 연결하는 '피지컬 AI 앵커(Physical AI Anchor)'로 도약한다는 구상이다.
17일 LG에 따르면 구 회장과 황 CEO는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산타클라라 엔비디아 본사에서 '전략적 사업협력을 위한 MOU(업무협약)'를 체결했다. 지난 6월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가진 두 사람의 회동 후 나온 협력 성과다. 양사는 △로보틱스 △AI 팩토리 △미래 모빌리티를 3대 축으로 피지컬 AI 시장을 공략한다.
MOU 직후인 오는 18일 황 CEO의 장녀인 매디슨 황 엔비디아 옴니버스·로보틱스 제품 마케팅 수석이사가 직접 LG를 찾아 협력의 공고함을 보여줄 예정이다. 황 수석이사는 서울 양재 연구개발(R&D) 캠퍼스에 LG전자가 구축 중인 데이터팩토리를 둘러보고 파트너십을 논의할 예정이다. 데이터팩토리는 로봇 지능화의 핵심 인프라다.
LG는 제조·물류 현장에서 가정과 모빌리티까지 AI가 현실 세계에서 스스로 판단하고 움직이는 영역을 넓히고, 이를 연결하는 '피지컬 AI 앵커'가 되겠다는 전략이다. 산업·생활 공간의 자율 운영을 구현하는 'AI 솔루션 기업'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전략의 핵심은 'One(원) LG + 엔비디아'다. △LG전자 △LG이노텍 △LG에너지솔루션 △LG CNS △LG유플러스 등이 보유한 액추에이터(구동장치), 센서, 배터리부터 데이터센터 냉각, 전력, 설계, 운영까지 계열사별 역량을 결집하고 엔비디아의 AI 기술을 더한다. 앞서 모건스탠리도 AI가 현실 세계로 확장될수록 LG 계열사 간 사업 연결의 가치가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우선 로보틱스 사업 범위를 제조·물류 현장 실증을 시작으로 집안 내 노동을 대체하는 수준까지 단계적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내년 1분기 공개를 목표로 엔비디아 '아이작 그루트'를 기반으로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을 개발하고, 올해 미국 테네시 공장 세탁기 생산라인에 'LG 클로이드' 로봇을 투입해 실증에 나설 예정이다.
AI 팩토리에서는 내년 상반기 엔비디아 베라 루빈을 기반으로 LG의 냉각·전력·IT 기술을 적용·검증하는 레퍼런스 사이트를 구축한다. 2028년 상반기에는 충청남도 천안에 80MW(메가와트) 규모로 확대한다. 'AI 팩토리 공급자'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아울러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를 넘어 자율주행까지 모빌리티 사업 영역을 확장한다. 엔비디아 하이페리온 플랫폼에 LG의 전장 역량을 결합할 예정이다. 자율주행 기능과 차량 내 AI 서비스를 통합한 솔루션을 글로벌 완성차(OEM) 고객에게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구 회장은 "양사의 협업이 속도를 내면서 AI 팩토리, 피지컬 AI, 모빌리티 분야에서 함께 할 과제가 명확해졌다"고 말했고, 황 CEO는 "LG의 제품 엔지니어링·제조 분야 리더십과 엔비디아의 기술을 결합해 로봇, AI 팩토리, 자율주행차의 새로운 시대를 앞당기고 있다"고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