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둑해진 곳간에 주주환원 관심↑…삼전닉스 "주주가치 최우선"

두둑해진 곳간에 주주환원 관심↑…삼전닉스 "주주가치 최우선"

김남이 기자
2026.10.03 07:10
구글 선호 매체 등록 구글에서 머니투데이 추가하기

삼성전자 "그룹 계열사 지분 보유, 주주환원의 주요 변수 아냐"...SK하이닉스 "장기적 주주가치가 최우선 판단 기준"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뉴스1 /사진=(서울=뉴스1) 김도우 기자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뉴스1 /사진=(서울=뉴스1) 김도우 기자

삼성전자가 해외 투자자들에게 삼성생명·삼성화재의 지분 보유가 주주환원 정책을 결정하는 주요 변수가 아니라는 입장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룹 계열사에 미치는 영향보다 주주 이익을 주주환원의 최우선 판단 기준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메모리 호황으로 현금 창출력이 크게 높아지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추가 주주환원 정책에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276,000원 0%)는 지난달 해외 기관투자자 등을 상대로 한 기업설명회에서 향후 주주환원과 관련해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을 모두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함께 주주환원 정책 판단의 기준은 그룹 계열사 영향이 아니라 주주 이익이 최우선이라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가 주주환원 정책을 설명하며 그룹 계열사 지분 보유를 언급한 것은 시장에 제기된 '10%룰'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에 따라 금융 계열사가 비금융 계열사의 의결권 있는 주식을 10% 이상 보유하려면 금융당국의 승인이 필요하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전자 보통주 지분율은 각각 8.51%, 1.49%로 합산 지분율이 10%에 육박한다. 삼성전자가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면 전체 발행주식 수가 줄면서 두 회사의 지분율이 올라가는 구조다. 10% 한도를 넘지 않으려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보유 지분 일부를 추가로 매각해야 한다.

이 같은 제약 때문에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대규모 자사주 매입·소각보다 현금배당에 무게를 둘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 실제 삼성전자는 지난 8월 올해 90조~110조원 규모의 주주환원 방안을 발표하면서 3분기에 약 30조원을 현금 배당하기로 했다. 나머지 주주환원 규모와 구체적인 시행 방안은 올해 결산을 마친 뒤 내년 1월 말 결정할 계획이다.

역대 최대 규모의 주주환원 계획에도 시장 일각에서는 아쉽다는 반응이 나왔다. 특히 자사주 매입·소각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제시되지 않은 점이 거론됐다. 일회성인 현금배당보다 자사주 매입·소각이 발행주식 수 감소에 따른 주당 가치 상승과 주식 수급에 더 직접적인 효과를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삼성전자가 최근 기업설명회를 통해 현금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설명한 것도 이런 시장의 우려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지분 보유 문제를 주주환원 정책의 주요 변수로 두지 않겠다고 강조하면서 자사주 매입·소각 가능성도 열어뒀다.

 경기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의 모습. /사진=뉴스1 /사진=(이천=뉴스1) 김영운 기자
경기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의 모습. /사진=뉴스1 /사진=(이천=뉴스1) 김영운 기자

SK하이닉스(1,841,000원 ▲8,000 +0.44%) 역시 주주가치 훼손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진화하고 나섰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일 미국 손자회사 솔리다임의 기업공개(IPO) 가능성과 관련해 "솔리다임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확정된 사항은 없다"며 "어떤 방안이든 장기적인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제고를 가장 중요한 판단기준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최근 솔리다임이 미국 자본시장 상장을 위한 주관사 선정 작업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시장에서는 중복상장에 따른 기존 SK하이닉스 주주의 경제적 가치 희석 가능성이 제기됐다. SK하이닉스는 외부 자본 활용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기존 주주의 경제적 가치에 미치는 영향을 충분히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시장에서는 이미 발표된 계획을 넘어선 추가 주주환원 정책에 관심을 갖는 배경으로 빠르게 향상되고 있는 현금 창출 능력을 꼽는다. HBM(고대역폭메모리)을 비롯한 AI(인공지능) 메모리 수요 증가와 공급 부족으로 높은 수익성이 장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늘어난 현금을 투자와 주주환원에 어떻게 배분할지가 중요한 기업가치 평가 요소로 떠올랐다. 국내 증권가에서 예상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올해 3분기 영업이익만 각각 108조6800억원, 77조2200억원에 이른다.

마이크론도 주주환원 확대를 예고했다. 마이크론은 최근 진행된 실적발표에서 미국 반도체 지원법(CHIPS Act)에 따른 제약이 완화되는 오는 12월부터 자사주 매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존 자사주 매입 승인 한도 가운데 약 22억달러가 남아 있으며 추가 자사주 매입 승인을 이사회에 요청할 계획이다.

마크 머피 마이크론 CFO는 "시장 상황과 마이크론의 기술·제품 경쟁력, 운영 성과에 따라 매우 강한 잉여현금흐름을 창출하고 있다"며 "여러 요인에 의해 속도와 규모가 결정되겠지만 주로 자사주 매입을 통해 잉여 현금을 환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김남이 기자

인간에 관한 어떤 일도 남의 일이 아니다. -테렌티우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