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쏘·타스만? '美 프리미엄 픽업'의 저력…GMC 시에라·캐니언[시승기]

강주헌 기자
2026.09.12 06:30
GMC 시에라(왼쪽)와 캐니언. /사진=한국GM

픽업트럭이 짐차라는 인식은 옅어졌다. 캠핑과 차박, 견인 등 레저 수요가 붙으면서 시장 자체가 커졌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와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에서 팔린 픽업트럭은 국산·수입을 합쳐 1만4938대로 전년 동기(1만2073대)보다 23.7% 늘었다. 같은 기간 전체 승용차 판매 증가율이 0.7%에 그친 것과 대비된다.

성장세는 KG모빌리티 무쏘와 기아 타스만 등 대중형 모델이 이끌었다. 그 위 프리미엄 영역을 파고드는 브랜드가 GM의 픽업·SUV(다목적스포츠차량) 전문 브랜드 GMC다. 풀사이즈 시에라와 중형 캐니언 두 축으로 시장을 공략한다. 1902년 출범해 군용·상용 트럭으로 120년 넘게 노하우를 쌓았다. 1999년형 유콘 드날리로 시작한 '드날리'는 최상위 프리미엄 라인으로 2024년 기준 미국 누적 판매 200만대를 넘어섰다. 국내에는 두 모델 모두 드날리 단일 트림으로 들어온다.

오프로드를 달리는 GMC 시에라와 캐니언. /사진=한국GM

지난 8일 서울 잠실에서 경기 가평까지 왕복 130㎞ 구간과 가평 오프로드 코스에서 두 차를 번갈아 몰았다. 먼저 잡은 시에라는 전장 5890㎜, 전폭 2065㎜, 전고 1950㎜로 국내 도로에서 만나기 어려운 비율이다. 크롬 그릴과 C자형 LED 시그니처 라이팅이 존재감을 키운다. 실내는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13.4인치 터치스크린, 15인치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더해 40.7인치에 이르는 화면으로 채웠다. 공조와 시트는 물리 버튼과 다이얼로 조작한다. 우드 장식과 천공 가죽 시트는 대형 SUV 못지않다.

6.2ℓ 자연흡기 V8 가솔린 엔진은 10단 자동변속기와 맞물려 최고출력 426마력, 최대토크 63.6㎏·m를 낸다. 2.5톤이 넘는 차체를 묵직하게 밀고 나가는 가속이 인상적이다. 페달을 깊게 밟으면 액티브 가변 배기 시스템이 V8 특유의 배기음을 실내로 들여보낸다. 덩치를 감안하면 고속 코너링도 안정적이었다. 노면에 따라 감쇠력을 조절하는 어댑티브 서스펜션이 자세를 잡아준다.

GMC 시에라. /사진=강주헌 기자

가평 오프로드 코스에서는 진흙길과 자갈밭, 급경사, 얕은 물길을 차례로 지났다. 오토트랙 액티브 4x4시스템을 저단(4L)에 놓자 돌이 튀는 노면에서도 바퀴가 헛돌지 않았다. 최대 견인력은 3945㎏, 적재함에는 발판과 작업대 등 6가지 형태로 쓰는 멀티프로 테일게이트가 달린다.

물길을 건너는 GMC 캐니언. /사진제공=한국GM

다만 도심에선 큰 덩치에서 오는 불편함은 감안해야 한다. 시에라의 전장과 전폭은 기아 카니발보다 각각 735㎜, 70㎜ 크다. 좁은 골목이나 이면도로에서는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연비도 마찬가지다. 잠실에서 가평까지 67.3㎞를 도심, 고속도로 구간을 달린 뒤 계기판에 찍힌 평균 연비는 6.5㎞/ℓ였다. 공인 복합연비 6.9㎞/ℓ와 큰 차이는 없었다.

코스 중간부터는 캐니언으로 갈아탔다. 전장 5415㎜의 중형 픽업답게 움직임이 한결 경쾌하다. 2.7ℓ 터보 가솔린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로 최고출력 314마력, 최대토크 54㎏·m를 내는데 조향이 가벼워 방향을 바꾸기 수월했다. 시에라가 노면을 눌러가며 지났다면 캐니언은 험로를 한결 가볍게 타고 넘었다. 2인치 팩토리 리프트 서스펜션과 265㎜ 최저지상고, 18인치 올 터레인 타이어가 뒷받침한다. 공인 복합연비는 8.1㎞/ℓ다. 실내는 천연 가죽 시트에 우드 트림을 더해 픽업의 투박함을 지웠고 11인치 클러스터와 11.3인치 터치스크린을 얹었다. 앞좌석 통풍 시트와 BOSE 사운드 시스템도 갖췄다. 동급 최초로 제3종 저공해차 인증을 받았다.

GMC 캐니언(왼쪽)과 시에라. /사진=한국GM

가격은 2026년형 시에라 드날리가 9420만원, 캐니언 드날리가 7685만원이다. 기아 타스만이 3750만원에서 시작해 풀옵션 기준 5000만원 중반대인 점을 감안하면 체급도 가격대도 다른 시장을 겨냥한 셈이다. GMC는 9월 시에라 구매 고객에게 200만원을 할인하고, 조건을 중복 적용하면 최대 600만원까지 늘려준다. 캐니언은 법인·개인사업자에 차량 가격의 2%를 깎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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