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쓰'로 돈 버는 이 기업…전기 뽑아 팔고 퇴비까지[넷제로케이스스터디]

'음쓰'로 돈 버는 이 기업…전기 뽑아 팔고 퇴비까지[넷제로케이스스터디]

아산(충남)=권다희 기자
2026.09.12 07:30
구글 선호 매체 등록 구글에서 머니투데이 추가하기

<37>음식물쓰레기 폐수서 바이오가스 만드는 '비이에프'
수도권 '음쓰' 폐수 받아 에너지화
바이오가스 만든 후 고형물은 퇴비로
들어온 폐기물 '쓸모 있는' 자원으로 99% 재생

[편집자주]  녹색전환·탄소배출 저감은 거대한 과제이지만 동시에 할 수 있는 데에서부터 구체적으로 풀어가야 할 숙제이기도 합니다. 머니투데이가 탄소배출 저감과 에너지전환을 향해 가는 '현재 진행형' 사례들을 매주 소개합니다.
충남 아산 소재 비이에프 공정 시설 전경/사진=권다희 기자
충남 아산 소재 비이에프 공정 시설 전경/사진=권다희 기자

음식물쓰레기에서 짜낸 물로 전기를 만들어 판다. 폐기물을 자원으로 탈바꿈시키는 비이에프(BeF)의 수익 창출 방식이다.

지난 7일 찾은 충남 아산시 비이에프 본사 사업장에서는 탱크로리가 싣고 온 폐수를 호스로 옮기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둥근 지붕의 소화조 안에서는 미생물이 반입된 폐수 속 유기물을 분해하며 바이오가스를 만들어낸다.

음식물 폐수로 만드는 에너지원

공장의 '원료'는 음식물쓰레기에서 짜낸 물인 '음폐수'다. 가정과 식당에서 모은 음식물쓰레기를 1차 처리업체가 압축하면 건더기와 물이 나뉘는데, 이 물을 비이에프가 넘겨받는다.

이재승 비이에프 대표는 회사가 하는 일을 "쉽게 말해서 맑은 물을 만드는 공장"이라 설명했다. 음식물쓰레기 처리업체가 자체적으로 처리하기 어려운 폐수를 맡아 정화하는 데서 사업이 시작된다는 뜻이다.

돈도 이 경로를 따라 움직인다. 음식물쓰레기 처리업체는 수거·처리 대가로 받은 돈 가운데 일부를 비이에프에 지급하며 폐수 처리를 맡긴다. 비이에프는 이 폐수를 받아 처리하는 데서 1차적으로 매출을 일으킨다. 아산 지역 양돈농가에서 나오는 돼지 분뇨도 함께 처리한다. 음폐수 530톤, 가축분뇨 420톤 등 하루 총 950톤을 처리할 수 있는 허가용량을 갖췄다.

음식물 폐수를 실어 온 차량이 하역하고 있다. 반입한 폐수는 호스와 배관을 통해 바이오가스 생산 공정으로 옮겨진다./사진=권다희 기자
음식물 폐수를 실어 온 차량이 하역하고 있다. 반입한 폐수는 호스와 배관을 통해 바이오가스 생산 공정으로 옮겨진다./사진=권다희 기자

미생물 분해로 폐수→바이오가스

매출의 약 3분의 2가 이 처리비에서 나온다면, 나머지 약 3분의 1은 전기와 도시가스 판매에서 나온다. 폐기물 처리와 에너지 생산을 결합한 수익구조다.

폐수가 에너지로 바뀌는 곳은 '소화조'다. 음폐수와 돼지 분뇨를 섞어 산소가 없는 탱크에 넣으면 미생물이 유기물을 분해하며 바이오가스를 만든다. 음식물에 남아 있던 에너지를 가스 형태로 회수하는 과정이다.

바이오가스의 주요 성분은 메탄과 이산화탄소다. 이 가운데 연료로 쓸 수 있는 메탄이 수익의 원천이다. 가스를 정제해 발전기를 돌리거나, 메탄 농도를 높여 도시가스 원료로 쓴다.

회사는 총 2MW(메가와트) 규모의 발전설비를 운영한다. 전력을 판매하고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를 통해서도 수입을 얻는다. 발전할 때 생기는 열은 소화조를 데우는 데 활용한다.

비이에프의 바이오가스 생산 시설인 소화조. 미생물이 음식물 폐수와 가축분뇨 속 유기물을 분해하면서 메탄이 포함된 바이오가스를 만들어낸다./사진=권다희 기자
비이에프의 바이오가스 생산 시설인 소화조. 미생물이 음식물 폐수와 가축분뇨 속 유기물을 분해하면서 메탄이 포함된 바이오가스를 만들어낸다./사진=권다희 기자

남은 찌꺼기도 퇴비로

수익을 내려면 원료가 꾸준히 들어와야 하는데 사업장이 수도권과 가까운 점이 강점이다. 음식물쓰레기는 인구가 많은 지역에서 많이 나오고, 무거운 폐수를 멀리 운반할수록 비용이 커진다. 이 대표는 서울 남부와 경기 남부, 충청권에서 발생한 음폐수를 확보할 수 있는 입지를 경쟁력으로 꼽았다.

수거와 운송을 연결하는 체계도 보강했다. 비이에프는 2024년 청광비이에프를 인수하고 비이에프로지스틱스를 설립했다. 음식물쓰레기 처리와 운송을 계열화해 공장 운영에 맞춰 반입 일정을 조정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에너지를 뽑아내고 남은 고형물은 톱밥 등을 섞어 퇴비로 만들어 인근 농가에 무상 공급한다. 남은 물은 추가 처리와 미세한 막을 이용한 여과 등을 거쳐 아산시 하수처리시설로 보낸다. 이 대표는 반입한 폐기물의 재생 비율이 98%에서 99%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비이에프 사업장 내 퇴비동. 바이오가스를 생산한 뒤 남은 고형물을 퇴비로 만들어 인근 농가에 무상으로 공급한다./사진=권다희 기자
비이에프 사업장 내 퇴비동. 바이오가스를 생산한 뒤 남은 고형물을 퇴비로 만들어 인근 농가에 무상으로 공급한다./사진=권다희 기자

"바이오가스, 고부가가치 사업 가능"

폐기물을 에너지로 바꾸는 공장을 유지하는 일은 만만치 않다. 이 대표는 설비 부식에 따른 유지보수와 현장 기술인력 확보를 운영의 어려움으로 꼽았다. 그는 "전자동화할 수가 없고 어느 정도는 사람 손이 들어가야 한다"며 "인력을 구하는 게 어려운 점 중 하나"라고 했다.

제도적 과제로는 분야별로 나뉜 관리체계를 꼽았다. 한 사업장 안에서 폐기물 처리와 발전, 가스 생산, 퇴비 제조, 수처리가 이뤄지지만 각 기능에 적용되는 기준과 점검은 정부의 소관 부처나 담당 기관별로 따로 이뤄져서다. 이 대표는 "규제 완화를 말하는 게 아니다"라며 바이오가스 등의 자원순환 관련 산업이 활성화 되려면 통합적인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이 대표는 "우리나라는 이미 음식물쓰레기를 모아서 버리는 문화가 정착 돼 있는데 이는 흔치 않다"며 "음식물쓰레기 분리배출 체계를 에너지 생산과 연결한 시스템을 잘 만든다면 세계적으로도 좋은 방식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바이오가스의 활용처를 넓히겠다는 구상도 하고 있다. 아직 검토 단계지만 선박연료 등에 쓰이는 메탄올을 만드는 방안이 대표적이다.이 대표는 "바이오가스로 좀 더 고부가가치 있는 것을 만들고자 하는 목표가 있다"고 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권다희 기자

머니투데이 산업1부 권다희입니다. 산업과 지역의 녹색전환, 재생에너지 분야 등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