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감위) 위원장이 삼성전자 노동조합 간 갈등이 격화하는 상황과 관련해 "노동 인권은 노사 관계뿐 아니라 노노(勞勞) 관계에서도 반드시 준수돼야 할 중요한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서초사옥에서 열린 준감위 정례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준감위 2기 출범 후 3기와 4기를 거치며 세 가지 중점 과제 중 첫 번째로 노동인권을 말씀드려왔다"고 운을 뗀 뒤 "준감위 노동인권소위원회에서 계속 관심을 갖고 지켜보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최근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집회 물품 계약 과정에서 불거진 '가족 특혜' 의혹을 둘러싸고 노조 안팎의 갈등이 커지는 양상이다. 집회 물품 계약 업체의 대표가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이하 초기업노조) 위원장의 장인으로 알려지면서다. 초기업노조 측은 논란이 된 공동투쟁본부의 조끼 발주 관련 정보가 삼성전자 내 다른 노조를 통해 외부로 유출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는 입장이다.
최 위원장은 "쟁의행위와 집회 준비 과정에서는 정해진 일정 안에 물품을 확보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계약마다 가격뿐 아니라 품질, 납품 가능 일정, 업무 수행 경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업체를 선정했다"며 "해당 계약으로 인해 위원장 개인에게 리베이트, 수수료, 환급 등 어떠한 금전적 이익도 귀속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 제1노조인 초기업노조는 노조 가입 자격 축소 등을 통해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 중심으로 조직을 재편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성과급 산정 과정에서 DX(디바이스경험)부문이 소외됐다는 지적도 이어지는 상황이다. DX부문 중심으로 구성된 삼성전자 노조동행(이하 동행노조)는 최 위원장의 '블랙리스트 작성 의혹'과 관련해 회사의 입장 표명도 촉구하고 나섰다. 최 위원장은 삼성전자 임직원 10만여명의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열람하고 노조 가입 여부 등을 담은 '블랙리스트'를 작성한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이와 관련해 이 위원장은 "(초기업노조의 가족 특혜 의혹 등과 관련해) 아직 사실관계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답변을 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사실관계에 대해 확인해보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달 준감위 노동인권소위원회에서는 영업이익의 일정 부분을 성과급으로 배분하는 이른바 '영업이익 N% 성과급'과 관련해 전문가 의견을 청취했다. 회의에서는 해당 성과급 제도가 향후 기업 경쟁력에 미칠 우려와 산업계 전반으로 파생될 사회적 파장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위원장은 "성과급, 인권 문제 등 노동 관계 전반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며 "앞으로도 노동인권소위원회를 활성화하면서 여러 전문가분들께 자문을 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근 삼성전자 일부 구성원들이 월세 지원금을 부정 수령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원칙적인 입장을 내놨다. 이 위원장은 "사실 관계를 정확히 확인한 것은 아니지만 문제가 있다면 삼성전자에서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