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 패션 브랜드들이 한국 시장에서 장기간 사업을 이어가기 위해 현지 소비자에 맞춘 상품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자사 컬렉션을 그대로 들여오는 방식에서 벗어나 한국 소비자의 체형과 취향을 반영한 제품을 함께 개발하고 국내 유통 환경에 맞춰 매장도 확대하는 식이다. 프랑스 컨템포러리 브랜드 바네사브루노도 한국 진출 17년째를 맞아 현지화에 힘을 주고 있다.
15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바네사브루노의 9월 국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50% 증가했다. 신세계 강남점 매출은 같은 기간 80% 늘었다. 올해 브랜드 론칭 30주년을 맞은 가운데 국내 소비자를 겨냥한 상품 구성과 오프라인 매장 확대가 이어지고 있다.
바네사브루노는 1996년 프랑스 파리에서 시작했다. LF가 2009년 국내에 론칭한 이후 올해로 한국 사업 17년째다. LF는 프랑스 본사의 컬렉션을 국내에 소개하는 동시에 한국 소비자의 체형과 선호도를 반영한 제품을 본사와 함께 개발해왔다. 국내 매장에서 확인되는 소비자 반응을 본사와 공유하고 새로운 소재와 디자인을 제안하는 방식으로 협업하고 있다.
26FW(가을·겨울) 시즌에는 한국 소비자가 선호하는 핏의 코트에 프랑스 본사에서 개발한 새로운 헤링본 소재를 적용했다. 2030세대를 겨냥한 페이크퍼 후디 점퍼와 그라데이션 컬러의 부클 소재 가디건도 선보인다. 브랜드의 프렌치 컨템포러리 스타일을 유지하면서 한국 시장에서 선호도가 높은 상품을 추가한 것이다.
해외 브랜드의 국내 사업에서 현지화가 중요해진 것도 같은 이유다. 해외에서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라도 국내 소비자의 체형이나 선호하는 색상, 핏, 가격대가 본국과 다를 수 있다.
바네사브루노는 올해 30주년을 맞아 브랜드의 대표 상품을 한국 소비자에 맞게 다시 선보인다. 1996년 론칭 당시 처음 선보인 '룬 백(Lune Bag)'의 리에디션을 출시했다. 기존 디자인을 바탕으로 가로로 긴 형태로 비율을 조정하고 핸들과 스트랩 길이를 늘렸다. 이탈리아산 가죽을 사용해 소재의 질감도 살렸다.
26FW 컬렉션에서는 브랜드의 보헤미안 감성을 현대적으로 풀어낸 '모던 보호'를 선보인다. 생지 데님과 러플 블라우스, 깊은 색감의 니트 등에 캐주얼하고 실용적인 요소를 더했다. 9월 출시한 술 장식 망토형 아우터는 출시 2주 만에 판매율 50%를 기록했다.
국내 매장도 늘린다. 지난 8월 현대백화점 중동점에 신규 매장을 열었으며 10월에는 스타필드 하남에 매장을 추가할 예정이다. 30주년 기념 팝업 '챕터 30'은 다음달 18일까지 LF의 프리미엄 편집숍 라움 이스트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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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네사브루노는 한국 시장에서 쌓은 소비자 반응을 프랑스 본사와 공유하면서 국내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프랑스에서 시작한 브랜드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한국 소비자가 실제로 찾는 상품을 늘리는 방식이다. 올해 매출 성장과 신규 매장 확대도 이 같은 국내 사업의 방향과 맞물려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브랜드가 한국에서 오랫동안 사업을 이어가려면 본사에서 정한 상품을 그대로 판매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한국 소비자의 체형과 취향, 구매 패턴을 파악하고 이를 본사와 상품 기획에 반영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