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최근 한 달 사이 젠슨 황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에 이어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와 잇달아 만나며 AI(인공지능) 동맹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룹의 역량을 결집한 '원 LG(One LG)' 전략으로 글로벌 AI 생태계의 핵심 파트너로 자리 잡고 있다.
22일 LG에 따르면 구 회장은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주 마이크로소프트 본사에서 나델라 CEO와 만나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양사는 AI 데이터센터 인프라와 AI 전환(AX), 피지컬 AI 등 3대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의 글로벌 데이터센터 확장에 맞춰 LG의 냉각·전력·IT(정보통신) 인프라 솔루션을 공급하는 사업 기회를 모색하기로 했다. 단기적으로 대용량 냉각 솔루션 공급 방향을 구체화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서버와 냉각·전력 설비 등을 모듈 형태로 미리 제작하는 프리패브(Prefab) 데이터센터로 협력 범위를 넓힐 방침이다.
구 회장은 지난달에도 미국 엔비디아 본사에서 황 CEO를 만나 전략적 사업 협력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양사는 로봇과 AI 팩토리, 모빌리티(이동성) 등 3대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LG는 엔비디아의 AI 기술에 LG전자·LG이노텍·LG에너지솔루션의 역량을 결합한 차세대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을 내년 1분기 공개할 예정이다.
글로벌 빅테크와의 협력은 '원 LG' 전략을 통해 구체적인 사업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LG전자는 이날 엔비디아로부터 2.5㎿(메가와트)급 냉각수 분배장치(CDU)에 대한 'DSX 레디' 승인을 받았다. LG에너지솔루션도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BESS) 분야에서 DSX 레디 파트너로 선정됐다.
엔비디아의 CDU·BESS 파트너 중 국내 기업은 LG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이 유일하다. LG는 냉각·배터리·전력·IT 인프라 역량을 결합해 AI 데이터센터 통합 솔루션 사업을 확대하기로 했다. 검증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빅테크 수주를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구 회장은 AI 사업의 투자와 전략 실행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지난 16일 열린 사장단 회의에서도 "AI는 더 이상 선택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 미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축"이라며 "AI 미래 승부처에서 이길 수 있도록 사장단이 빠른 속도와 집요한 실행력을 갖춰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