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 첫 양팔 로봇 등장…AI 로봇들이 바꾸는 제조현장[르포]

대구=이정우 기자
2026.10.21 14:39

HD현대 첫 양팔 로봇 공개…두산·현대위아도 AI 기반 제조 자동화 기술 선보여

HD현대로보틱스가 자체 개발한 지능형 양팔 로봇./사진=이정우 기자

21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2026 미래혁신기술박람회(FIX 2026)'. HD현대로보틱스 전시관에 사람의 상반신을 닮은 로봇이 등장했다. 몸통 양옆으로 두 개의 로봇팔이 달려 있지만 하반신은 없는 형태다. 회사가 자체 개발한 양팔 로봇을 외부에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람처럼 걷는 동작보다 공장에서 두 팔로 정밀한 작업을 수행하는 데 초점을 맞춘 로봇이다.

HD현대로보틱스는 해당 로봇을 향후 로봇 제어기 조립라인에 투입하기 위해 개발하고 있다. 제조현장에서 숙련 작업자의 손길이 필요한 공정을 로봇이 대신 수행하도록 기술을 고도화하는 것이 목표다. 기존 산업용 로봇을 넘어 휴머노이드(인간형) 기술로 사업 영역을 넓히려는 HD현대의 방향성을 보여준다.

올해 FIX 2026 로봇 전시관에서는 이처럼 실제 제조공정에 투입할 수 있는 지능형 로봇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기존 산업용 로봇이 정해진 위치에서 반복 작업을 수행했다면, 이제는 공장 내부를 스스로 이동하고 작업물을 인식해 수행할 작업을 판단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21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FIX 2026' HD현대로보틱스 전시관에 자동차 외장 패널의 표면을 가공하는 힘제어 로봇 솔루션이 전시돼 있다. HD현대로보틱스의 산업용 로봇에 에이딘로보틱스의 힘·토크 센싱 기술을 결합했다. /사진=이정우 기자

HD현대로보틱스 전시관에서는 로봇이 정교한 힘 조절을 통해 자동차 외장재를 가공하는 기술도 소개됐다. 작업대 위에 놓인 흰색 자동차 펜더 옆으로 산업용 로봇팔이 자리했고, 팔 끝에는 원형 연마 도구가 장착돼 있었다. 에이딘로보틱스와 협력해 개발 중인 표면처리 자동화 솔루션이다. 6축 힘·토크 센서로 작업물에 가해지는 힘을 감지하고 일정하게 유지해 곡면에서도 균일한 연마가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HD현대로보틱스는 지난 9월 에이딘로보틱스에 130억원을 투자했고 향후 조선·중공업 현장에 적용할 로봇손과 표면처리 자동화 기술을 공동 개발할 계획이다.

HD현대로보틱스는 양팔 로봇뿐 아니라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용접 자동화 기술도 선보였다. 'CADless 용접 솔루션'은 작업물의 형상을 인식해 별도의 설계도면 없이 용접 경로를 생성하는 기술이다. 다양한 형태의 작업물이 투입되는 제조현장에서 로봇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시도다. 차세대 협동로봇 HDC 시리즈도 함께 소개하며 산업용 로봇부터 협동로봇, 양팔 로봇으로 이어지는 제품군을 제시했다.

현대위아는 두 개의 로봇팔을 장착한 'H-Motion' 로봇이 작동 모습을 선보였다./사진=이정우 기자

현대위아 전시관에서는 이동과 작업을 결합한 로봇의 실제 움직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검은색 이동형 플랫폼 위에 두 개의 로봇팔을 장착한 'H-Motion' 로봇이 작동 모습을 선보였다. 공장 내 부품 운반에 쓰이던 이동형 로봇에 작업 기능을 결합한 형태다. 정해진 장소에 고정된 로봇팔과 달리 이동 플랫폼을 활용해 작업 범위를 넓힐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현대위아는 자율주행 물류로봇(AMR)과 무인지게차, 협동로봇을 결합한 제조·물류 자동화 솔루션을 확대하고 있다. 최대 3톤의 물체를 운반하는 물류로봇과 최대 4톤의 화물을 취급하는 무인지게차 등을 개발했다. 실제 북미 완성차 공장의 프레스·차체·도장·의장 공정에서는 물류로봇이 생산라인 사이의 부품을 운송하고, 배터리 공장에서도 배터리 모듈 이송에 투입되고 있다. 로봇의 제조현장 도입이 기술 실증을 넘어 실제 공장 운영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두산로보틱스의 '스캔앤고'가 작동하는 모습./사진=이정우 기자

두산로보틱스는 AI를 활용해 로봇이 작업 방법을 스스로 결정하는 기술을 강조했다. 올해 초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인 CES 2026에서 AI 부문 최고혁신상을 받은 '스캔앤고(Scan & Go)'가 대표적이다. 자율이동로봇에 로봇팔과 3차원(3D) 비전을 결합한 이 시스템은 작업물의 표면과 형상을 인식하고 AI가 최적의 작업 경로를 생성한다.

항공기 동체나 풍력발전기 블레이드처럼 크고 복잡한 구조물도 별도의 설계도면 없이 검사하거나 표면을 다듬는 샌딩·그라인딩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두산로보틱스가 제시한 작업 정밀도는 0.1㎜ 수준이다. 작업자가 로봇의 이동 경로를 일일이 입력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로봇이 작업 환경을 파악하고 움직이도록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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