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참 주최 오찬간담회 참석
대미투자 합의 이행 재차 강조
"韓디지털규제가 장벽" 지적도

"지금 한미가 일종의 격동기를 지나고 있는 것같다."
미셸 박 스틸 주한미국대사가 21일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주최로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서울이태원에서 열린 오찬간담회에서 한미관계를 이같이 진단했다. 국내외 기업인들 앞에서 한국이 더 큰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미국의 기조를 재확인하면서 대미투자 합의이행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스틸 대사는 "한국은 더이상 미국이 보호해줘야 하는 나라가 아니다. 경제가 그만큼 성장했다"며 "이제는 한국이 일어서서 미국과 함께 인도·태평양 지역을 이끌 때"라고 말했다.
대미투자 사업과 관련해선 "불과 3주 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데이터센터 전력공급, 양국 민간 원자력발전 부흥, 미국산 가스에 대한 안정적인 접근 등의 투자를 발표했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발표한 2000억달러(약 265조원) 규모의 대미 에너지 투자의 세 축인 텍사스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와 원전 8기 건설, 알래스카 LNG(액화천연가스) 사업을 차례로 거론한 것이다. 한국 정부는 이 가운데 엔시날발전소(223억달러)만 확정된 사업으로 보고 있다. 원전건설과 알래스카 LNG는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에너지 협력에 대한 질문을 받은 스틸 대사는 대미투자를 둘러싼 양국의 이견을 의식한 듯 "얼마나 말할 수 있고 얼마나 말할 수 없을지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잠시 머뭇거린 그는 원전과 엔시날발전소 사업 모두 세부사항을 이행하기 위한 논의가 진행 중이고 대사관도 관련 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틸 대사는 "에너지안보가 곧 국가안보"라며 "여기서는 이 정도만 말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한국의 디지털 규제가 미국 기업의 사업에 걸림돌이 된다는 점 역시 짚었다. 앞서 미국 정부는 지난 6월 쿠팡에 과징금 6246억원이 부과되자 한국의 규제가 미국 기업을 차별한다며 우려를 드러냈다.
스틸 대사는 "디지털부문에 있어서 한국 시장에 장벽이 있다"며 "압수수색도 하고 검사도 하고 과징금을 물리기도 하는 조치가 있었다"고 꼬집었다. 이어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에 공정하고 차별이 없을 것이라고 명시했다"며 "미국 기업도 한국 기업처럼 대우받아야 한다"고 힘을 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