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NCA·LFP '투트랙'으로 美 ESS 수주 확대

김도균 기자
2026.10.26 14:06

(종합)

삼성SDI의 일체형 ESS 솔루션 'SBB(Samsung Battery Box) 1.7'/사진제공=삼성SDI

삼성SDI가 삼원계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와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내세워 미국 ESS(에너지저장장치)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지 생산과 각형 배터리의 안전성을 바탕으로 잇따라 대형 수주 계약을 체결하며 북미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

26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 아메리카(SDIA)는 미국 에너지 전문기업 알파오메가파워(AOP)와 1GWh(기가와트시) 규모의 ESS 솔루션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말 계약한 1차 물량까지 포함하면 총 공급 규모는 1.5GWh다. 계약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시장 평균치를 고려하면 수천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AOP는 공급받은 ESS 솔루션을 내년 텍사스주에서 착공하는 대규모 전력 프로젝트에 투입할 예정이다.

각형 배터리의 안전성과 기술력을 앞세운 삼성SDI의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이번에 공급되는 제품은 고용량 하이니켈 NCA 소재를 적용한 'SBB(Samsung Battery Box) 1.7'로 기존 제품인 SBB 1.5와 같은 20피트(ft) 규격이지만 에너지 밀도는 17% 높다. AI(인공지능) 기반 사전 이상 진단 및 수명 예측 알고리즘을 적용하는 등 삼성SDI의 ESS 설계 노하우도 집약했다. 미국소방협회의 화재 안전 설치 표준인 NFPA 855와 ESS 관련 안전 인증인 UL 9540 등도 획득했다.

삼성SDI는 미국 시장에서 NCA와 LFP 배터리를 모두 활용해 ESS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지난해 말 미국의 에너지 관련 인프라 개발·운영 업체와 2조원이 넘는 규모의 ESS용 LFP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3월에는 미국 메이저 에너지 전문기업과 약 1조5000억원 규모의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었다. 당시 계약에는 NCA와 LFP 배터리를 순차적으로 공급하는 내용이 담겼다.

두 배터리는 특성이 다른 만큼 삼성SDI는 제품별 강점을 바탕으로 다양한 수요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NCA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높아 제한된 공간에 많은 에너지를 저장하는 데 유리하다. 특히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 증가로 주목받는 배터리 백업 유닛(BBU) 등 고출력·고에너지 밀도가 요구되는 분야에서는 NCA 배터리의 경쟁력이 부각될 수 있다. 반면 LFP 배터리는 상대적으로 원가 경쟁력과 수명, 열적 안정성 측면에서 강점이 있다.

ESS 시장 확대에 따라 삼성SDI는 현지 생산 체계도 확대하고 있다. 삼성SDI는 글로벌 완성차업체 스텔란티스와의 합작법인 스타플러스에너지(SPE)의 인디애나주 공장에서 전기차 배터리 생산라인 일부를 전환해 지난해 4분기부터 NCA 기반 ESS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다. 올해 4분기부터는 같은 공장에서 ESS용 LFP 배터리 생산에도 나설 예정이다.

패브리스 허드리 삼성SDI 미주법인(SDIA) ESS팀장 부사장은 "AOP는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독립 전력 생산 업체 중 하나"라며 "당사는 차별화된 기술력과 현지 생산으로 북미 ESS 시장에서 사업 기반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입지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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