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월드 하이드로젠 엑스포 2026(WHE 2026)'에서 생산부터 저장·공급, 활용까지 이어지는 수소 생태계를 공개했다. 글로벌 수소 산업의 경쟁축이 개별 제품과 기술에서 전 밸류체인을 연결하는 생태계로 확대되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관련 산업 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4일부터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리고 있는 WHE 2026에 참가해 도시와 산업에서 활용할 수 있는 수소 생태계 구현 사례를 전시하고 있다고 5일 밝혔다.
전시관에는 수소 생산 인프라와 저장·공급 설비, 수소전기차, 철도차량 등이 연결된 미래 도시의 모습을 구현한 '수소 도시 디오라마'가 마련됐다. 재생에너지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로봇 제조공장, 수전해 플랜트 등도 함께 배치했다.
수소 생태계 영상은 새만금 AI 밸리와 도시 생활, 항만 물류, 제조 산업 등 4개 시나리오로 구성했다.
새만금 AI 밸리는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수소를 도시 전력과 열에너지, 모빌리티 연료 등으로 사용하는 '지산지소'형 생태계를 보여준다. 도시 생활 분야에서는 음식물 쓰레기 등 유기성 폐기물에서 생산한 수소를 주거단지의 전기·열과 버스, 승용차, 트램 등에 활용하는 구조를 소개한다.
항만 물류 분야에서는 재생에너지 기반 수소를 무인운반차(AGV) 등 항만 장비에 공급하고 수소전기트럭과 수소전기기관차를 연계하는 모습을 담았다. 제조 분야에서는 수소를 철광석 환원제와 열원으로 활용하고 생산된 강판의 운송부터 완성차 공장의 지게차와 버너까지 수소 활용 범위를 확장했다.
현대차그룹은 수소가 생산부터 저장·운송, 공급 인프라와 모빌리티·산업 수요까지 연결돼야 산업적 가치를 높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해외 주요국도 수소 정책을 전 밸류체인으로 확대하고 있다. 중국은 청정·저탄소 수소 생산부터 저장·운송·활용까지 연결하는 산업 기반 구축을 추진 중이다. 일본은 대규모 청정수소 공급망과 산업 수요, 수소 허브 조성에 나서고 있으며 유럽연합(EU)은 유럽수소은행 등을 통해 초기 생산비용 부담을 낮추고 수소 생산과 수요를 연결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수소 생태계 강화를 통한 중소·중견기업 육성이 과제로 꼽힌다. 한국수소연합의 '2025년 수소산업실태조사'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국내 수소산업 기업은 2932곳으로 종사자는 3만6264명이다.
분야별로는 수소 생산 412개사와 유통 833개사, 활용 1261개사, 관련 서비스 426개사로 집계됐다. 전체 수소 기업의 85%는 중소·중견기업이다.
다만 연구개발(R&D) 전담 부서를 갖추지 못한 기업이 82.7%에 달했다. 국내 수소산업 투자액도 2022년 4조1469억원에서 2024년 4조3373억원으로 4.6% 증가하는 데 그쳤다.
수소 업계 관계자는 "수소 산업의 경쟁축이 개별 기술과 제품에서 생태계로 이동하면서 생태계 경쟁력이 글로벌 수소 산업의 주도권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며 "국내도 대·중·소기업이 함께 산업 기반을 넓히는 노력과 수요·인프라 확충을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