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회 없이 과다 공사액…대법 "배임죄 손해, 계약시 기준으로 따져야"

총회 없이 과다 공사액…대법 "배임죄 손해, 계약시 기준으로 따져야"

송민경 (변호사)기자
입력 2026.11.05 12:00 드롭다운 아이콘 수정 2026.11.0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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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사진=뉴스1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사진=뉴스1

종중 총회 의결 없이 무등록업자와 과다한 공사계약을 체결해 종중에 손해를 입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종중 간부들에게 대법원이 배임 혐의에서 재산상 손해 발생 여부는 공사계약 체결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무죄 취지로 판결을 뒤집고 파기환송했다.

대법원 2부(주심 박영재 대법관)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A종친회 회장 배모씨와 총무에게 유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이 잘못됐다며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 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5일 밝혔다.

배씨 등은 2022년 10월 종중 총회 의결을 거치지 않은 채 친지들의 서명만 받은 허위 회의록으로 건축허가를 받아 3층 건물 증축 공사를 추진했다. 이들은 종합건설업 자격이 없는 무등록 시공업자에게 총 17억원 규모의 공사를 도급해 줬다.

이후 이들은 2023년 4월까지 해당 시공업자에게 공사대금 명목으로 약 10억원을 지급했다. 하지만 시공업자가 2023년 7월 외관만 완성한 채 내부 공사를 마치지 않고 공사를 중단하면서 법적 다툼이 발생했다.

1심 법원은 이들의 배임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건물이 상당 부분 지어져 이미 지급한 공사대급 전체를 손해액으로 볼 수 없고 객관적인 적정 공사대금을 산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1심 법원은 배씨의 업무상횡령 및 사인위조 등 혐의만 인정해 징역 1년을 선고했다.

2심 법원은 1심 법원과 달리 배씨에게 징역 2년, 총무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하며 예비적 공소사실인 업무상배임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2심 법원은 이들이 지급한 액수가 공사 중단 시점의 기성고 비율에 따른 보수 상한(약 8억8000만원)을 초과했다는 점을 들어 차액 상당의 손해가 발생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배임죄에서 공사대금 과다로 인한 재산상 손해는 '공사계약 체결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원심 법원의 판결을 파기환송했다.

대법원은 공사 중단 무렵 지급한 공사대금이 기성고 비율에 따른 보수의 상한을 초과한다는 사정만으로 부당하게 과다한 공사대금을 정해 계약을 체결하게 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이들이 지급한 공사대금이 적정 수준보다 과다한지는 객관적이고 합리적 평가 기준을 통해 증명돼야 하며 이들의 임무위배행위가 없었다면 더 낮은 금액으로 공사대금을 정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가능성만으로 손해 발생을 단정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또 대법원은 대금을 미리 지급했으나 공정이 완료되지 않은 채 공사가 중단됐다 하더라도 피고인들에게 종중에 재산상 손해를 가할 인식이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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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민경 (변호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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