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업계 1, 2위를 다투던CJ오쇼핑이 지난해 4위로 내려앉은 것으로 확인됐다. 홈쇼핑 시장이 만들어진 이후 줄곧 상위권을 유지했던 CJ오쇼핑의 추락을 두고 업계에서는 '쇼크'로 받아들이고 있다.
8일 머니투데이가 입수한 업계 내부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CJ오쇼핑 누적 취급액은 2조7600억원으로 업계 4위를 기록했다. 1위는GS홈쇼핑으로 같은 기간 누적 취급액이 3조2400억원이었다. 2위는현대홈쇼핑(2조8800억원), 3위는 롯데홈쇼핑(2조8100억원)이다.
취급액은 홈쇼핑이 판매한 제품 가격의 총합을 뜻한다. 매출액은 홈쇼핑사가 제품 판매 후 제조사로부터 받은 수수료와 직접 구매해서 판매한 제품(PB제품)의 판매금액을 합한 것이다. 통상 홈쇼핑 업계는 취급액으로 순위를 매긴다.
CJ오쇼핑은 2014년만 해도 취급액 3조1800억원으로 GS홈쇼핑(3조4500억원)과 나란히 취급고 3조원 반열에 올라 업계 2위를 기록했다.
2012년부터는 GS홈쇼핑을 제치고 매출액 1위로 올라서기도 했다. 당시 CJ오쇼핑은 매출액, GS홈쇼핑은 취급고를 내세워 각기 업계 1위라고 주장했다. 실제 그해 취급고는 GS홈쇼핑이 앞섰지만, 매출액은 CJ오쇼핑이 1조773억원, GS홈쇼핑이 1조196억원으로 1,2위가 뒤바뀌었다.
지난해 4위로 떨어진 CJ오쇼핑의 부진은 이례적인 일로 꼽힌다. 업계는 CJ오쇼핑의 부진 원인을 PB(자체 브랜드)제품에서 찾고 있다.
CJ오쇼핑은 4대 홈쇼핑 중 PB상품이 가장 많다. TV홈쇼핑 업황이 좋았을 때 PB상품은 CJ오쇼핑 실적에 날개를 달아줬다. 2012년 매출액 1위를 달성한 것도 PB제품 덕분이다. 위탁판매상품과 달리, 직매입하는 PB제품의 경우 상품 판매액이 고스란히 매출액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업황이 나빠지자 PB상품은 골칫덩이 재고가 됐고, CJ오쇼핑은 지난해 초 PB 확대 전략을 추구했던 이해선 대표를 변동식 대표 체제로 전환해 PB재고 털어내기에 올인 했다. 실제 CJ오쇼핑의 재고자산은 2014년 508억원에서 2015년 3분기 323억원으로 줄었다.
재고는 털어냈지만 이 조치가 매출 하락이라는 '양날의 검'으로 작용했고 CJ오쇼핑은 지난해 6월 또다시 대표를 교체하는 강수를 뒀다. 당시 김일천 글로벌사업본부장(부사장)이 전격적으로 승진 발탁됐다.
CJ오쇼핑의 PB상품 매출 비중은 지난해 3분기 현재 29%다. 2012년 24%, 2013년 29%, 2014년 31%로 급증하던 추세가 꺾였다. 롯데홈쇼핑이 2013년 3.4%에서 2014년 5.5%, 지난해 3분기 11%로 확대되는 등 홈쇼핑 업계 PB비중이 점차 확대되는 것과 상반된 결과다.
업계에서는 CJ오쇼핑의 지난해 총 취급고가 홈쇼핑 빅4 중 유일하게 7% 역신장한 것으로 추산했다. 렌탈과 TV부문 매출이 업계 4위를 기록했고 모바일도 GS, 롯데에 이어 3위에 그칠 것이라는 예상이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해외사업도 난항을 겪고 있다. CJ오쇼핑 해외계열사 중 매출이 가장 높은 상하이 동방CJ도 중국 측 요구로 CJ오쇼핑이 유상증자에서 잇따라 배제돼 지분율이 초기 49%에서 지난해 3분기 15%까지 떨어졌다. 지분법 이익이 반영되는 순이익에 부정적 요소다.
CJ오쇼핑 관계자는 "PB상품은 이익률이 좋지만 재고부담이 있고 브랜드 육성비용도 들어 무작정 늘리는 것은 답이 아니라고 판단했다"며 "PB비중 적정선을 30%로 판단하고 앞으로도 양보다는 질에 치중해 PB브랜드 파워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