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 명품 주얼리·시계 브랜드들이 잇따라 가격 인상에 나서며 이른바 'N차 인상'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가격이 반복적으로 오르는 상황에서도 수요는 크게 흔들리지 않고 오히려 실적이 개선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티파니앤코와 까르띠에 등 주요 해외 주얼리 브랜드들은 이달 중 목걸이·반지·귀걸이 등 주요 제품 가격 인상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인 인상 시점과 폭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과거 사례를 감안할 때 5~10% 안팎으로 가격이 오를 전망이다.
이번 인상 움직임은 단발성 조정이 아니라 반복적으로 이어지는 'N차 인상'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대표적으로 불가리는 최근 수년간 핵심 컬렉션을 중심으로 가격을 지속적으로 올려왔다. 지난해에만 4월 시계 제품을 평균 8%, 6월에는 주얼리 일부를 7~10% 올린 데 이어 11월까지 총 세 차례 가격을 인상했다. 지난달에도 일부 제품 가격을 약 10%를 올렸다.
이처럼 가격 인상이 반복되는 배경에는 견조한 수요가 자리하고 있다. 불가리코리아는 지난해 매출 5740억6061만원, 영업이익 1089억9972만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37%, 영업이익은 69.6% 급증했다. 2021년 2722억원 수준이던 매출이 5년 만에 두 배 이상으로 증가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주얼리와 시계 판매가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가격 인상에도 수요가 꺾이지 않자 소비자 행동도 빠르게 반응한다. 인상 소식이 온라인을 통해 확산되면서 가격이 오르기 전 구매하려는 수요가 몰리고 백화점 명품 매장에서는 개점 전부터 대기 줄이 형성되는 '오픈런' 현상이 다시 나타나고 있다. 구매를 미루던 소비자들이 "지금이 가장 싸다"는 인식 속에 소비를 앞당기는 모습이다.

이 같은 흐름은 다른 명품 브랜드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샤넬코리아는 지난해 매출 2조130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이후에도 가격 인상 기조를 이어가며 지난달 1일 뷰티 제품 가격을 올린 데 이어 지난달 2일엔 '샤넬 25' 핸드백 가격을 약 3% 인상했다. 이에 따라 스몰 사이즈 가격은 1042만원 수준으로 뛰었다.
앞서 주요 명품 브랜드들도 일제히 실적 개선을 이어갔다. 에르메스코리아는 지난해 매출 1조1250억원으로 전년 대비 16.7% 증가했고, 루이비통코리아 역시 1조8543억원으로 6.1% 늘며 각각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루이비통코리아의 영업이익은 5256억원으로 35.1% 증가하는 등 수익성 개선도 두드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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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가격 인상에도 실적이 동반 성장하는 배경에는 명품 시장 특유의 수요 구조가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가격이 오를수록 희소성과 상징성이 강화되며 오히려 구매 욕구를 자극하는 '베블런 효과'가 작용하고 고가 제품 중심의 소비가 확대되면서 매출과 이익이 동시에 증가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명품은 가격이 오를수록 희소성과 상징성이 부각되는 특성이 있어 일반 소비재처럼 수요가 급격히 줄지 않는다"며 "가격 인상이 오히려 구매를 앞당기는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매출과 이익이 동시에 늘어나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