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그레, '대박'난 바나나맛우유 화장품에 고민커진 이유

김소연 기자
2017.02.23 04:30

빙그레, 4월말 CJ올리브영과의 라이선스 계약 종료…화장품 직진출 가능성 엿봐

빙그레가 4월말 바나나맛우유 화장품 재계약을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지난해 CJ올리브영과 손잡고 선보인 콜라보레이션 화장품이 예상밖의 대박을 터뜨리면서 신사업 성공 가능성을 봤기 때문이다.

22일 식품·뷰티업계에 따르면 빙그레는 최근 화장품 ODM(제조업자 개발생산) 업체들을 접촉해 제품 생산과정 등에 대해 질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CJ올리브영과의 콜라보레이션 계약 만료시점이 다가오자 자체 화장품 사업 가능성을 타진한 것으로 보인다.

빙그레는 지난해 11월 CJ올리브영과 손잡고 바나나맛우유 보디케어 제품을 출시했다. 빙그레가 '바나나맛우유' 브랜드와 용기 디자인(몰드)를 제공했고 CJ올리브영은 유통과 판매총괄, 마케팅 등을 맡았다. 제품 생산은 외부에 맡겼다. 계약기간은 6개월이었다.

제품 출시 당시에는 빙그레와 CJ올리브영 모두 성공 가능성을 반신반의했다. 이에 초도 물량 2만개, 판매 매장은 60개로 한정했다. 그러나 뚜껑을 열고보니 결과는 대박이었다.

CJ올리브영에 따르면 바나나맛우유 보디제품은 3개월여 만에 30만개나 팔렸다. 한달에 10만개씩 판매된 것으로, 올리브영에서도 이례적으로 높은 수치다.

바나나맛우유는 모든 연령층에 친숙한데다 중국인 관광객들에게 인기 1위 음료라는 강점이 있다. 여기에 화장품이라는 이종 업태와의 만남이 소비자 호기심을 자극하면서 판매량이 급증한 것이다. CJ올리브영은 해당 재고가 소진됨에 따라 또다시 추가 생산을 준비 중이다.

간접적으로 두드려본 화장품 시장에서 가능성을 확인하면서 빙그레의 고민도 커졌다. 사실상 바나나맛우유 인지도가 성공 요인인만큼 마음만 먹으면 ODM업체를 통해 화장품 사업을 직접 전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빙그레는 사업부문이 빙과와 유음료로 단촐한데, 두 부문 모두 업황이 어려워 신사업에 대한 갈증이 심한 상태다. 화장품 사업은 최근 사드 여파에 타격을 받긴 했지만, 여전히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 중 하나로 꼽힌다. 빙그레의 고민을 알아챈 CJ올리브영 역시 히트제품을 놓칠까 노심초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업계는 빙그레가 화장품 사업 경험이 전무한데다 기업문화가 보수적인 것을 고려할 때 당장 이 같은 결정을 내리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빙그레는 지난해 3월 선보여 흥행한 디저트카페 '옐로우카페'도 2호점을 내기까지 1년여를 고심했다. 따라서 일단 CJ올리브영과 재계약을 하되, 바나나맛우유 '몸값'을 높일 가능성이 크다.

이와 관련 빙그레 관계자는 "재계약 시점이 다가와 CJ올리브영과 계속 계약조건을 협상 중"이라며 "구체적인 내용은 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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