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비통 효과 '0'…'사드 장기전' 고심깊은 면세업계

박진영 기자
2017.06.12 04:20

3대 빅브랜드 유치해도 단체 관광객 발길 끊겨 매출 감소 불가피…목표 재설정

지난해 2월 특허권 만료에 따른 영업정지 전 서울 송파구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내 루이비통 매장 전경 /사진=뉴스1

중국 정부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국면 하에서 인기를 끌던 '3대 명품' 효과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면세점들은 사드 국면 장기화에 무게를 두며 연간 매출 목표도 대폭 조정에 나섰다.

11일 면세점 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은 이달 초 명품브랜드 샤넬을 유치해 에르메스, 루이비통과 함께 소위 '3대 명품'을 모두 재입점시켰다. 지난해 6월이후 월드타워점 특허권 만료에 따른 영업정지로 반여년간 퇴점이 불가피했지만, 올 1월 영업재개 당시 에르메스 입점에 이어 지난 2월말 루이비통 입점이 순차적으로 이뤄졌다.

면세업계에서 3대 명품 브랜드를 모두 입점시킨 곳은 월드타워점과 롯데면세점 본점, 신라면세점 본점 3곳에 불과하다. 신세계, HDC신라면세점 등은 루이비통 입점을 두고 자존심 싸움을 하고 있을 정도로 '빅 브랜드' 유치는 면세점 성패의 큰 요인 중 하나로 손꼽힌다. 단체 고객 유치와 고가 제품 판매에 따른 매출 증가 효과가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면세업계는 빅브랜드 입점에도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롯데면세점은 루이비통 오픈과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운영 등을 기점으로 단체 유치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었지만 중국인 단체 방문길이 가로막히며 기대했던 효과를 전혀 내지 못하고 오히려 매출이 큰 폭 감소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명품 브랜드에서 대규모 매출이 발생하는 것은 대부분 단체 관광객 입점에 따른 것"이라며 "개인관광객이 일부 방문하긴 하지만 '빅브랜드 효과'를 논할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고가 패션잡화 제품들은 업계에 큰 재고부담으로 다가오고 있을 지경"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분위기는 오는 12월 오픈하는 인천공항 제2터미널 면세입찰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글로벌 면세기업으로 입지 확대를 위해 국제공항에서 명품 브랜드 판매는 '필수 포트폴리오'로 꼽혀 왔지만 최근 시장 상황이 악화되며 패션잡화를 취급하는 DF3구역이 다섯차례나 유찰됐다. 브랜드 유치는 물론 시설 투자, 재고 관리, 영업 안정화 등에서도 어려움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면세업계는 올해 연간 매출 목표치를 수정하고 나섰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매출 5조9700억원을 거둬 연초 7조원의 연매출 목표를 세웠지만 사드국면이 장기화 조짐을 보임에 따라 전년 대비 20% 감소한 4조7000억원으로 매출 목표를 수정했다. 월드타워점 매출 목표액도 당초 1조2000억원이었지만 대폭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지난해 6월 영업정지 직전까지 연매출 3474억원을 올렸는데, 올해는 중국인 단체 감소로 이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파악된다. 신라면세점도 사드 국면 장기화로 매출이 20% 감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내 시장 열기가 한풀 꺾이며 최근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그룹 회장 방한 시에도 면세점들과의 접촉이 지지부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면세점 운영 기업 오너 중 아르노 회장과 공식적으로 면담을 한 곳은 한군데도 확인되지 않았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사드사태로 인한 고객 감소세가 단기간에 해소되지 않을 것이란 게 업계 분위기"라며 "연초 목표치를 대폭 하향 조정하는 상황에서 브랜드 유치는 말도 꺼내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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