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편의점 수가 4만개를 돌파하면서 시장 포화 논란이 뜨겁다. 2016년초 3만개를 넘어선 지 2년만에 1만개가 더 늘면서 점포별 경쟁은 그만큼 더 치열해졌다. 서울 등 수도권에서 편의점 없는 상권을 찾기 어려울 정도다. 3~4개 편의점이 한 데 들어서 출혈 경쟁을 벌이는 경우도 많다.
점포당 매출이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시장이 포화됐다"는 경고가 잇따르지만, 편의점은 여전히 예비 창업자들에게 사랑받는 사업아이템이다. 특별한 기술이나 넉넉한 사업자금이 없는 서민도 쉽게 진입할 수 있는 창업 시스템 때문이다.
◇치열한 경쟁, 매출 내리막인데…지금 창업해도 되나=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5대 편의점 프랜차이즈 점포수는 지난해말 현재 3만9277개로 전년 대비 14.7% 증가했다. 브랜드별 매장수는 △CU 1만2503개 △GS25 1만2429개 △세븐일레븐 9231개 △이마트24 2652개 △미니스톱 2462개 등이다. 365플러스·씨스페이스·스토리웨이 등 군소 브랜드까지 합하면 4만개를 훌쩍 넘어선다.
편의점수가 늘면서 점포당 매출은 내리막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편의점 점포당 매출은 지난해 2월 사상 처음으로 전년 동월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한 이후 올 1월까지 감소세를 지속했다. 편의점 업계 전체 매출 성장률도 2015년 24.2%, 2016년 18.2%, 지난해 8.2% 등으로 줄었다.
신규 출점이 많은 만큼 계약종료·해지 등으로 문을 닫는 편의점도 적지 않다. 업계 선두인 CU와 GS25의 경우 2016년 기준 폐점률이 3%대, 3·4위권인 세븐일레븐과 미니스톱은 7~8% 수준이다. 하지만 이는 일반 자영업자의 창업 3년 후 생존율이 40% 미만인 것에 비해 상당히 안정적인 것이다. 또 창업 후 3년 안에 절반 이상 문을 닫는 커피전문점, 40% 가까이 사업을 접는 치킨집보다 낮은 폐업률이다.
전문가들도 소자본 창업 아이템으로 편의점이 여전히 매력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무엇보다 본사가 인테리어와 집기 등 비용을 부담하는 구조여서 초기 자금이 적게 든다. 적당한 점포만 구하면 편의점 본사에는 가맹비와 상품준비금 등 명목으로 2200만~2400만원만 내면 된다. 사업을 접을 경우에도 손실 부담이 크지 않은 것이다. 주요 커피전문점·베이커리·치킨집 등 프랜차이즈는 인테리어를 비롯해 모든 소모성 비용을 사업자가 부담하는 구조여서 점포 임차비용을 제외하고도 최소 1억5000만원, 많게는 2억5000만~3억원이 들어간다.
이승창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편의점은 1억원 안팎 소자본으로 창업해 안정적인 수입을 올릴 수 있는 사업 아이템"이라며 "1인 가구 등 수요가 늘면서 편의점 시장도 자연스럽게 커진 만큼 새로운 사업자가 진입할 빈 자리는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편의점수가 1만개 수준이던 10년 전과 시장 상황을 단순 비교해선 안된다"며 "편의점 문만 열면 손쉽게 큰 돈을 벌 것이라는 환상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영업전략을 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입지·월세 따라 수입 천차만별…'오토점포' 돈 벌기 어려워=편의점 창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입지 선정이다. 편의점을 찾는 수요가 많고 경쟁이 덜한 곳을 찾는 것이 유리하다. 국내 편의점의 절반 이상이 서울(21.4%), 경기(24.5%), 인천(5.3%) 등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월세·인건비 등 영업비용은 운영 수익과 직결되는 항목이다. 특히 점포 임차비용이 지나치게 높으면 매출이 잘 나와도 큰 수입을 기대하기 어렵다. 처음 자영업에 뛰어드는 초보 사업자라면 대형 점포보다는 소형 점포를 마련해 소모성 지출을 줄이는 것이 좋다. 과거에는 사업자가 매장을 직접 관리하지 않고 아르바이트생 고용만으로 운영하는 '오토점포'도 적지 않은 수익을 냈지만, 최근에는 인건비 부담을 줄이려고 사업자와 가족 등이 근무 시간을 늘리는 추세다.
사업자금이 1억원 미만이라면 가맹계약비용 외에 1000만~3000만원대 보증금을 내고 본사 소유·임차 점포를 맡아 운영만 하는 '위탁형' 사업 모델도 있다. 수익금 배분비율은 40~50%로 일반 가맹형보다 낮지만 사업 노하우를 쌓고 경험해 볼 수 있는 방법이다. 반대로 자금 여유가 있다면 인테리어·집기 등 비용을 본사와 분담하고 수익금 비율을 75~80%로 높이는 것을 고려할 만하다.
사업 노하우가 쌓였다면 점포를 추가로 열어 수입을 늘리는 복수점포 전략을 검토할 수 있다. CU·GS25·세븐일레븐 등 3대 편의점 가맹점주 가운데 2개 이상 복수 점포를 운영하는 비율은 평균 30%가 넘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