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40대男 뷰튜버에 1020도 호응…'화려한 변신' 김기수의 하루

양성희 기자
2018.06.21 15:57

[화장하는 남자들]⑤김기수, 레오제이, 등 남성 뷰티 유튜버 전성시대…"화장에 남녀 없다"

[편집자주] 여성의 변신만 무죄가 아니다. 자신의 외모를 가꾸는데 돈과 시간을 아끼지 않는 남성들이 늘고 있다. 피부톤은 투명하게, 눈썹은 선명하게, 입술은 촉촉하게 관리하는 메이크업은 기본이다. 한 번 시작하면 점점 더 다양한 제품을 찾아 쓰는 화장품 시장의 소비법칙이 고스란히 작용한다. 아이돌 등 연예인과 같은 외모가 각광 받고, 첫 인상이 취업 성패를 가르는 사회 분위기도 이 같은 현상을 거든다.
뷰티 유튜버로 화려하게 변신한 김기수씨/사진제공=번하드이엔티

숨어서 화장하던 남자들이 세상 밖으로 나와 유튜브를 점령했다. 남성 뷰티 유튜버 전성시대다. 40대 아저씨의 메이크업 시연에 10대 소년소녀가 열광하는 기현상도 벌어졌다. 개그맨에서 '스타 뷰튜버'(뷰티 유튜버)로 변신한 김기수씨(43) 얘기다. 그는 현재 11만9600여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3분짜리 영상 하나 만드는 데 꼬박 10일을 쓴다는 그에게서 뷰튜버의 하루를 들어봤다.

지난 11일 서울 영등포구 스튜디오에서 만난 김씨는 전날 새로운 편집기술을 배우느라 밤을 샜다고 했지만 빈틈 없는 화장으로 피곤한 기색이 없었다. 그는 뷰튜버의 삶을 "매일 얼굴에 하는 전쟁"이라고 표현했다. 김씨는 하루에 많으면 대여섯번 화장을 새로 하는데 피부가 따가워서 운 적도 있다고 했다. 그럼에도 "재밌는 화장 놀이 덕분에 행복하다"며 웃어보였다.

김씨의 설명에 따르면 유튜브 영상 제작에 걸리는 10일은 대략 이렇게 흘러간다. 우선 메이크업의 콘셉트를 정한다. 이번의 경우 '애플쥬시메이크업'이다. 여기 맞는 아이섀도우, 립, 하이라이터 등 제품을 모으는 것도 일이다. 하나씩 칠해보고 밖에 나가서 반응을 듣는다. 하루하루 테스트한 결과를 꼼꼼히 연습장에 적는다. 연구(?)를 마쳤으면 튜토리얼 영상을 찍는다. 찍는다고 끝이 아니다. 편집이 진짜 시작이다. 자막을 넣고 음성 녹음을 한뒤 보정까지 한다. 그런데도 영상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처음부터 다시 한다.

김씨가 색조 화장을 처음 한 건 초등학생 때. 화장품 방문판매원이었던 어머니 덕분이다. 하지만 사회적 편견 때문에 화장에 대한 관심을 표현하진 못했다. 다락방에서 몰래 조금씩 해본 정도였다. 개그맨으로 데뷔하기 전에는 여자친구에게 화장품을 사다 달라고 부탁했다. 우리사회가 꾸미는 남성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면서 김씨의 '화장 인생'도 조금은 편해졌다. 그는 "여전히 편견은 어마무시하지만 한해한해 달라지는 시선을 느낀다"며 "요즘은 아버지 또래 남성분들이 '예쁘다', '쿠션 뭐 쓰냐'면서 말을 걸기도 한다"고 했다.

김기수씨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캡처화면

그는 남성들도 꾸며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유튜브에서 '기수 멘즈 팁'이란 남성 코너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아재 느낌을 풍기던 대기업 부장 친구도 그의 설득에 그루밍족이 됐고, 함께 일하는 기획사 대표도 김씨의 '1년 괴롭힘' 끝에 눈썹 관리 정도는 스스로 하는 남자가 됐다. "남자들이 여자들 화장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평가하죠? 그 전에 자기 관리를 먼저 하는 게 맞아요. '남자는 이래야 하고 여자는 이래야 한다'는 건 없어요. 그냥 다 같은 사람이에요."

김씨는 유튜브를 '거대한 보물상자'라고 표현했다.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사람들이 저마다의 끼를 마음껏 뽐내는 공간이기에 그렇다. 요즘 주목받는 또다른 남성 뷰튜버로는 레오제이, 려리, 큐영, 원딘 등이 있다. 올해 스무살이 된 원딘은 '남고생 뷰튜버'로 인기를 모았다. 그는 "화장은 여성의 전유물이 아니라 자기관리의 한 방법"이라며 "남자들도 자기만족, 자기관리 차원에서 눈썹정리라도 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 김기수에게 직접 배운 멘즈 메이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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