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현수 제지연합회장 "많이 파는 시대는 끝…첨단소재·에너지로 승부"

최현수 제지연합회장 "많이 파는 시대는 끝…첨단소재·에너지로 승부"

이병권 기자
2026.06.16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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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현수 한국제지연합회 회장은 16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한국제지연합회
최현수 한국제지연합회 회장은 16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한국제지연합회

최현수 한국제지연합회 회장은 16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종이를 많이 파는 시대는 끝났고 어떻게 잘 팔 것이냐를 고민하는 시대"라며 "규모의 경제로 승부하는 시대는 한계가 왔다"고 말했다. 이어 "효율적으로 고부가 제품을 공급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는 연간 약 1100만톤(t)의 종이를 생산하는 세계 8위 생산국이다. 제지산업 규모는 27조원, 수출 비중은 24%에 달한다. 하지만 일본과 동남아 국가들처럼 풍부한 산림 자원을 보유하지 못해 펄프를 자체 조달하기 어렵다. 대신 89%에 달하는 재활용 시스템이 최대 강점이다.

이런 이유로 국내 제지업계는 사업 구조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디지털화에 따른 종이 수요 감소와 글로벌 경쟁 심화 속에서 생산량 경쟁만으론 일찌감치 한계에 직면하면서다. 제지업계는 세계 최고 수준의 재활용 경쟁력을 바탕으로 고부가 첨단소재와 바이오, 친환경 에너지 산업으로 활로를 찾는 중이다.

최 회장은 자원순환 경쟁력을 기반으로 산업의 미래 먹거리를 고부가가치 분야로 옮겨야 한다고 내다봤다. 그는 "종이는 친환경 용기와 고기능성 첨단소재, 위생용품과 바이오 신소재의 원천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포장재와 인쇄용지를 넘어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솔루션 산업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눈길을 끈 건 제지산업의 에너지 산업 전환 가능성이었다. 종이 생산이 감소하는 만큼 남는 공장 등 인프라를 활용하자는 취지다. 최 회장은 "일본과 ASEAN(아세안) 지역의 펄프 기업들은 바이오매스 보일러를 활용해 전력 생산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제지업체들도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폐플라스틱과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을 활용해 속속 에너지 산업에 뛰어들고 있다.

최 회장은 올해 상반기 중동 전쟁으로 나프타 수급난이 발생하면서 종이업계가 재조명받을 기회를 받았다고 돌아봤다. 플라스틱을 대체할 종이 포장재 등에 대한 문의가 급증하면서다. 그는 "제지업계가 이러한 변화에 대한 대응책을 더 주도적으로 연구하고 대체재를 적극적으로 제안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 한국제지연합회가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에 의뢰해 실시한 대국민 인식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8.9%가 플라스틱 대체재로서 종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우선적으로 대체할 품목으로는 택배 포장재(60.4%)와 유통 포장재(59.8%)가 가장 많이 꼽혔다. 최 회장도 이커머스 등 유통 시장의 관심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최 회장은 시대적 흐름에 따른 AI(인공지능)와 디지털 전환도 제지업계의 주요 과제로 꼽았다. 그는 "원재료 수급부터 생산계획·유통·에너지 효율·재활용 관리까지 모든 영역에 AI를 접목할 수 있다"며 "데이터 기반으로 생산성을 높인다면 원가 경쟁력도 지금보다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를 향해서는 예측 가능한 친환경 정책을 주문했다. 최 회장은 종이빨대 사례를 언급하며 "친환경 정책에 맞춰 투자했던 기업들이 정책 변화로 어려움을 겪은 사례가 있었다"며 "기업이 안심하고 설비와 연구개발(R&D)에 투자할 수 있도록 일관된 가이드라인과 금융·제도적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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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권 기자

머니투데이 금융부를 거쳐 지금은 산업2부를 출입하고 있습니다. 우리 생활과 가까운 기업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제보는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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