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하는 남자
여성의 변신만 무죄가 아니다. 자신의 외모를 가꾸는데 돈과 시간을 아끼지 않는 남성들이 늘고 있다. 피부톤은 투명하게, 눈썹은 선명하게, 입술은 촉촉하게 관리하는 메이크업은 기본이다. 한 번 시작하면 점점 더 다양한 제품을 찾아 쓰는 화장품 시장의 소비법칙이 고스란히 작용한다. 아이돌 등 연예인과 같은 외모가 각광 받고, 첫 인상이 취업 성패를 가르는 사회 분위기도 이 같은 현상을 거든다.
여성의 변신만 무죄가 아니다. 자신의 외모를 가꾸는데 돈과 시간을 아끼지 않는 남성들이 늘고 있다. 피부톤은 투명하게, 눈썹은 선명하게, 입술은 촉촉하게 관리하는 메이크업은 기본이다. 한 번 시작하면 점점 더 다양한 제품을 찾아 쓰는 화장품 시장의 소비법칙이 고스란히 작용한다. 아이돌 등 연예인과 같은 외모가 각광 받고, 첫 인상이 취업 성패를 가르는 사회 분위기도 이 같은 현상을 거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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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유현재씨(가명·25)는 1~2개월마다 피부과를 찾는다. 그가 피부과에서 받는 시술은 다름 아닌 레이저 제모다. 매일 아침 면도를 꼼꼼히 하는데도 오후 4~5시쯤 수염이 다시 자라 턱선이 거뭇거뭇해지는 것이 싫었다. 유씨는 "제모 전에는 중요한 모임이 있을 때마다 가방에 면도기를 챙겨 나왔다"며 "수시로 면도를 하니 피부 트러블이 끊이지 않았고 수염이 더 굵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됐다"고 말했다. 유씨는 턱과 인중 등에 5회 정도 제모를 받았는데 수염 양이 눈에 띄게 줄었고, 굵기도 가늘어져 한결 손질이 수월해졌다. 지난달부터는 종아리 제모도 시작했다. 그는 "과거엔 무성한 털이 남성의 상징이자 자랑이었지만 요즘 젊은 세대들은 털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고 반바지 입는 것을 에티켓에서 벗어난 행위로 간주한다"며 "병원과 가격 등 제모 관련 정보를 묻는 친구들이 많다"고 귀띔했다. '그루밍족(자신의 외모 관리에 시간과 비용을 아끼지 않는 남성) 3.0 시대'가 열렸다. 기초 화장품과
'폼클렌징으로 세안하고 토너와 로션, 에센스를 챙겨 바른다', '선크림으로 자외선을 차단하고 비비크림이나 쿠션팩트로 피부톤을 보정한다', '바디로션을 사용하고 주기적으로 마스크팩을 한다', '립밤을 갖고 다닌다', '눈썹 라인을 정리하고 숱이 없는 부분은 아이브로우 펜슬로 채워 넣는다' …. 2018년 대한한국 20~30대 남성들의 화장품 사용 패턴이다. 이 중 3개 이상 항목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당신은 남성 화장품 시장 평균 이하 소비자다. 21일 소비자 데이터 분석 전문업체 오픈서베이가 국내 거주하는 20~39세 남성 500명을 대상으로 화장품 사용 현황을 조사해보니 평균 7.4개 제품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들 남성 소비자의 절반 이상인 55%가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장에서 혼자 제품을 구입한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65%는 가방이나 자동차, 바지주머니 등에 화장품을 휴대하며 수시로 사용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국정농단 사태' 관련 청문회 도중 립밤을 꺼내 발라
'잘 꾸미는 예쁜 남자'를 남사스럽게 여기던 시절이 있었다. 남자가 화장하는 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다. 화장품 시장에 남성용은 기초제품이 전부였고, 남성미만을 강조했다. 1970년대 후반부터 1980년대 초까지 시리즈로 출시된 태평양화학(현 아모레퍼시픽)의 남성화장품 '쾌남' 광고가 이를 증명한다. 당시 쾌남 광고는 캠핑, 등산, 펜싱, 승마 등으로 남성의 야성미를 부각했다. 모델인 배우 남궁원이 펜싱을 즐긴 뒤 터프하게 토너를 바르는 식이었다. 부드러운 이미지의 '화장하는 남자'가 TV광고 전면에 등장한 건 2000년대 들어서다. 2002년 소망화장품(현 코스모코스)의 '꽃을 든 남자'가 '컬러로션'을 출시한 것이 계기가 됐다. 당대 최고의 '꽃미남 스타' 축구선수 안정환과 배우 김재원이 어깨를 부딪고 지나가며 "피부가 장난이 아닌데?!", "로션 하나 바꿨을 뿐인데"란 대사를 주고받는 장면은 뭇남성들을 색조 화장품에 '입문'시켰다. 꽃미남 열풍이 불면서 이상적인 남성상
#. 자신을 '그루밍족'(외모를 가꾸는 남성들)으로 칭하는 김상우씨(가명)는 올리브영 회원이다. 불과 5년 전만 해도 여자친구 손에 이끌려 쭈뼛쭈뼛 갔던 곳이지만 이제 혼자서 바구니를 들고 자연스럽게 매장을 둘러보는 것은 물론 포인트 적립도 한다. 예전엔 헤어왁스가 구매 품목의 전부였지만 지금은 선스틱도 사는 남자가 됐다. 남성들이 뷰티 시장의 큰손으로 부상함에 따라 업계가 남심(男心) 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남성용 쿠션팩트를 리뉴얼하는 등 제품군 강화에 나서는가 하면 '매너남 필수 아이템' 니플밴드, 다리숱정리기 등 다양한 뷰티 제품도 속속 내놨다. 21일 H&B(헬스앤드뷰티)스토어 올리브영에 따르면 남성 카테고리 매출 신장률은 최근 3년간 연평균 40%를 기록했다. 랄라블라의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남성 화장품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3% 증가했다. 주요 화장품 브랜드는 남성 라인을 따로 보유하고 있다. 2005년 론칭한 아모레퍼시픽의 '헤라 옴므'가 대표적이다.
숨어서 화장하던 남자들이 세상 밖으로 나와 유튜브를 점령했다. 남성 뷰티 유튜버 전성시대다. 40대 아저씨의 메이크업 시연에 10대 소년소녀가 열광하는 기현상도 벌어졌다. 개그맨에서 '스타 뷰튜버'(뷰티 유튜버)로 변신한 김기수씨(43) 얘기다. 그는 현재 11만9600여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3분짜리 영상 하나 만드는 데 꼬박 10일을 쓴다는 그에게서 뷰튜버의 하루를 들어봤다. 지난 11일 서울 영등포구 스튜디오에서 만난 김씨는 전날 새로운 편집기술을 배우느라 밤을 샜다고 했지만 빈틈 없는 화장으로 피곤한 기색이 없었다. 그는 뷰튜버의 삶을 "매일 얼굴에 하는 전쟁"이라고 표현했다. 김씨는 하루에 많으면 대여섯번 화장을 새로 하는데 피부가 따가워서 운 적도 있다고 했다. 그럼에도 "재밌는 화장 놀이 덕분에 행복하다"며 웃어보였다. 김씨의 설명에 따르면 유튜브 영상 제작에 걸리는 10일은 대략 이렇게 흘러간다. 우선 메이크업의 콘셉트를 정한다. 이번의 경우 '애플쥬시메이크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