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마트 쉬는 날인데도…' 한산한 전통시장, 추석특수 무색

김태현 기자
2019.09.08 14:55

서울 우림시장 인근 마트 3곳 휴무에도 한산…현대화 노력에도 여전히 곳곳에 불편함

8일 정오 서울 중랑구 우림시장의 모습. 추석 전 주말이지만 예상 외로 한가했다. /사진=김태현 기자

"어제는 태풍 때문에 죽 쓰고 오늘은 추석 전 주말이라 기대 많이 했는데 생각보다 사람이 없네요. 마트가 쉬는 건 몰랐습니다."

8일 정오 서울 중랑구 우림시장을 찾았다. 추석을 앞두고 장 보는 사람들로 북적여야 하는 시간이지만 시장은 한산했다. 상인들은 한과와 대추, 밤 등 제수용품을 내놓고 사람들을 기다렸지만, 관심을 보이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시장을 찾은 대부분은 장바구니 대신 식혜와 꽈배기 등 간식거리를 손에 들고 다녔다. 추석 특수를 느끼기엔 한없이 부족했다.

우림시장에서 떡집을 운영 중인 김모씨는 "교회 예배 시간이 끝나는 점심 즈음 사람들이 몰리지만, 오늘은 기대보다 한적하다"며 "평소 때보다는 사람이 좀 늘어난 것 같지만 어제는 태풍 때문에 시장이 거의 문 닫다시피 했는데 오늘도 이러면 어렵다"고 말했다.

대형마트 의무 휴업 효과도 미미했다. 우림시장을 중심으로 반경 500m 이내 이마트, 홈플러스, 코스트코 등 대형마트가 있다. 모두 도보로 15분 이내 이동할 수 있다. 이날 3개 매장 모두 의무휴업으로 문을 닫았지만, 전통시장으로 사람이 몰리진 않는 모습이었다.

가족들과 시장을 찾은 한모씨는 "근처 코스트코나 홈플러스에 장 보러 왔다가 순댓국이나 떡을 사러 가끔 걸어서 오긴 한다"며 "장을 보기엔 (전통시장이) 불편하다"고 말했다.

우림시장 앞에는 고객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카트가 설치돼 있다. 그러나 시장 중앙에 좌판이 있어 좁은 도로 탓에 카트를 이용하는 사람은 적었다. /사진=김태현 기자

우림시장은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그동안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1967년 문을 연 우림시장은 전국 전통시장 최초로 현대화를 진행했다. 날씨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붕을 설치했고, 장보기 편하도록 상인들이 돈을 모아 카트도 도입했다. 배송 서비스를 도입하고, 주차장도 개선했다.

그러나 아직 곳곳에 불편함이 남아있다. 지붕 만으로 후텁지근한 더위를 막지 못했다. 이날 기온은 27도였지만, 실제 시장 내 체감온도는 더 더웠다. 겉옷을 벗고 시장을 둘러보는 사람들도 많았다. 시장 앞에 설치된 수십대의 카트도 그대로 남아있었다. 통로가 좁은 탓에 카트를 쓰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 시장에서 사용 중인 카트는 2대에 불과했다.

대부분 상점에서 카드와 제로페이를 도입했지만, 몇몇 품목은 여전히 카드 사용이 어려웠다. 야채와 두부 등 단가가 낮은 상품의 경우가 특히 그랬다. 사용하기에 눈치가 보였다. 소량 구매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시장 내 식자재 마트를 이용하는 모습이었다.

식자재 마트에 근무하는 이모씨는 "가족 단위 고객들이 아이와 함께 많이 방문한다"며 "시장에서 못 산 야채나 소시지와 라면 등 가공품을 주로 구매한다"고 말했다.

단가가 낮은 야채와 두부 등은 여전히 카트 사용이 어려웠다. /사진=김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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