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찐부자들은 비싸도 사"…찜했던 그 명품백 또 오른다

정인지 기자
2022.10.25 06:30

세계 경제가 휘청이는 와중에도 명품 가격 인상 행렬이 계속 된다. 명품업체들은 3분기에도 호실적을 발표하면서 내년 초까지 가격 인상을 예고했다.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펜디는 24일 전 제품 가격을 6% 인상했다. 지난 2월 이후 8개월 만이다. 대표 제품인 바게트백은 390만원에서 413만원으로 올랐고, 몬트레조 미니백도 245만원에서 260만원으로 인상됐다. 피카부 아이씨유 스몰은 600만원에서 636만원으로, 피카부 미니 셀러리아백은 570만원에서 604만원으로 상향됐다. 펜디는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그룹이 보유한 브랜드로 배우 송혜교, 김다미가 앰버서더를 맡고 있다.

유통업계에서는 루이비통, 샤넬도 올 4분기에 추가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루이비통은 지난해 다섯차례 가격을 끌어올렸 데 반해 올해는 한번에 그쳤다. 앙투안느 벨기에 BNP파리바 애널리스트도 "루이비통은 내년이 아니라 올 4분기에 가격을 올릴 수 있다"고 밝혔다. 샤넬은 올해 1월, 3월, 8월에 제품별로 가격을 높였다. 샤넬의 대표제품인 '클래식 플랩 백(미디움)'은 1239만원으로 코로나19(COVID-19) 이전인 2019년 11월(715만원)과 비교해 73.3% 급등했다. 다만 지난해 4번 가격을 올려 올해 한차례 가격 인상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펜디 홈페이지 캡쳐

루이비통, 샤넬과 함께 명품 3대장으로 꼽히는 에르메스는 내년 1월 5~10% 가격을 올리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에르메스는 지난 20일(현지시간) 3분기 실적 발표일에 인상계획을 공개한 것이다. 에르메스는 매년 1월에 가격을 올리는데 올해는 평균적으로 가격을 4% 인상했다.. 최근 수년간 평균 인상률인 1.5~2% 보다는 높지만, 경쟁업체 대비로는 낮은 편이었다. 구찌를 보유한 커링은 가격 정책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지만 장 마크 뒤플렉스 커링 CFO(최고재무책임자)는 "각각 새로운 컬렉션이 출시되면서 평균 판매 가격을 조정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구찌는 국내에서 2월, 6월에 일부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명품 브랜드들이 가격을 끊임없이 올리는 이유는 수요가 충분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에릭 뒤 할고에 에르메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현재로서는 어느 지역 시장에서도 둔화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에르메스의 7~9월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한 31억4000만유로를 기록했다. 회사 측은 중국에서 도시 봉쇄 등 방역대책에도 수요가 강했고, 싱가포르, 호주, 태국, 한국 등 아시아 판매가 호조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LVMH도 7~9월 매출이 198억유로로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했다. 장 자크 귀오니 LVMH CFO는 "명품은 일반 경제를 대변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경제 및 GDP(국내총생산)의 기복에 영향을 받지 않는 부유한 사람들에게 판매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부동산, 주식 등 자산 가격 하락이 지속된다면 명품 소비도 한풀 꺾일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명품 브랜드들이 꾸준히 가격을 인상해 매출은 증가할 수밖에 없다"며 "가격 인상 효과를 제외한 실수요 성장폭은 절반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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