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식품기업의 올해 상반기 실적이 내수침체로 주춤한 가운데 불닭볶음면 등 'K푸드' 인기가 실적 방어 역할을 톡톡히 해낸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심리 위축과 대외 경기 불안정성 심화 현상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주요 식품기업들은 해외·신사업을 통해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하는 데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15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국내 1위 식품기업인 CJ제일제당은 올해 상반기 매출이 연결기준 14조445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1% 감소했다고 지난 12일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6823억원으로 같은 기간 10.2% 줄었다.
CJ제일제당의 식품사업은 내수와 해외 시장 별로 희비가 엇갈렸다. 내수 시장 침체로 CJ제일제당 식품사업 부문의 매출은 2조68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 줄었고, 영업이익은 34% 줄어든 901억원으로 나타났다. 다만 만두 등 'K푸드' 인기를 얻은 비비고의 글로벌 시장 인기 덕분에 해외 식품매출은 1조3688억원으로 3% 증가했다.
빼빼로 등을 생산하는 롯데웰푸드는 원자재 가격 상승과 역대급 폭염과 폭우 등 날씨 등의 영향을 받았다. 롯데웰푸드의 상반기 누적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2% 성장한 2조394억원을 기록했으나, 영업이익과 당기 순이익은 각각 507억원, 384억원으로 49.6%, 36.8%씩 줄었다. 반면 해외 법인은 인도, 카자흐스탄, 러시아 등 주요 시장 덕분에 11.2%의 매출 성장세를 기록했다.
음료·주류업계도 유난히 변덕스러웠던 상반기 날씨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주류의 경우 너무 덥거나 비가 많이 오면 외출과 외식이 줄어 주류 소비도 감소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하이트진로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1조259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 줄었다. 부분 별로 소주는 전년 동기(7760억원)보다 0.5% 감소한 7721억원을 기록했으며 맥주도 지난해 같은 기간(3989억원)보다 4.2% 낮은 3820억원으로 나타났다. 롯데칠성음료의 올해 상반기 주류 사업도 전년 대비 8.4% 줄어든 3820억원의 매출을 냈으며, 맥주의 경우 전년 대비 매출이 39.8% 급감했다.
반면 해외 사업 비중이 큰 기업들은 K푸드 인기에 힘입어 호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삼양식품은 14일 공시를 통해 올해 상반기 누적 매출이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간판 상품인 불닭볶음면의 글로벌 시장에서의 인기에 힘입어 매출이 급성장한 결과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역시 전년 동기 대비 49.8% 증가한 2541억원을 기록했다.
동원그룹의 사업 지주사인 동원산업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25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7%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4조6779억원으로 6.7% 증가했다. 식품 부문 계열사인 동원F&B는 펫푸드, 떡볶이 등 전략 품목의 미국 수출 실적과 조미김과 음료의 아시아 지역 수출 실적 덕분에 전체 수출액이 전년 대비 20% 이상 늘었다.
'K담배' 돌풍을 일으킨 KT&G도 해외 궐련 매출 증가세에 힘입어 올 상반기 매출 3조원을 돌파했다. 해외 궐련 매출은 4690억원으로 같은 기간 국내 궐련 매출(4083억원)보다 15% 많았다.
주요 식품기업들은 포트폴리오 확대와 사업 다각화 전략을 내세워 하반기에도 실적 방어에 나설 전망이다.
롯데칠성음료도 음료 사업에서는 '헬시플레저(Healthy Pleasure)' 트렌드에 발맞춰 건강지향 음료를 발굴하는 한편 글로벌 부문에서는 보틀링(본사가 음료 원액을 생산해 각 지역에 공급하고, 각 지역 업체가 그 원액을 받아 완제품으로 제조, 병입, 유통, 판매하는 방식)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롯데칠성음료는 한국과 필리핀, 파키스탄, 미얀마에서 펩시콜라 보틀러 사업을 하고 있는데 이를 미국과 유럽으로 넓힐 계획이다.
하이트진로는 소주와 진로 외에 다양한 주류로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최근 일본 미야기현 유명 양조장인 간바이주조의 사케 '미야칸바이' 수입을 시작했다. 현재 하이트진로가 판매 중인 사케는 총 18개 양조장의 42개 제품이다. 이외에 프리미엄 위스키 브랜드 '후지' 4종도 선보이기도 했다.
삼양식품은 국내 밀양2공장을 새로 가동, 늘어나는 해외 수요 증가에 대비할 계획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확대된 생산능력을 기반으로 수출국 다변화, 국가별 맞춤형 전략을 추진해 성장 모멘텀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