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르무즈 해협에서 정박 중 폭발로 화재가 발생했던 HMM 운용 벌크선 '나무호'가 8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항구 인근에 도착했다.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한 본격적인 조사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8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HMM 나무호는 예인선에 끌려 전날 오후 5시42분 출발해 이날 오전 5시쯤 두바이항 조선소 인근에 들어왔다. UAE 움알쿠와인 인근 해역에서 정박하다가 이동을 시작한 지 약 12시간 만이다. 선박 연결과 앵커 해체 등 사전 작업이 지연되면서 이날 새벽 최종 도착했다.
HMM 측은 나무호의 조선소 접안 완료까지 3시간 가량이 추가로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날 오전 8시 접안 마무리 후 오후부터 본격적으로 수리와 사고 원인 규명을 시작할 예정이다.
나무호에 대한 본격적인 사고 원인 조사는 두바이항 내 수리조선소에서 진행된다. 해양수산부 산하 중앙해양안전심판원 조사관과 소방청 감식 전문가, 한국선급 현지 지부, HMM 관계자 등이 참여하는 합동 조사 체계를 가동한다. 정부 조사단은 신속 대응 기조에 따라 이미 현지로 파견됐다.
화재 원인 규명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CC(폐쇄회로)TV 영상 확보 여부와 저장 상태, 선원 진술의 일관성 확보 여부 등도 조사 기간을 좌우하는 변수로 꼽힌다.
사고 원인을 두고는 외부 공격 가능성과 내부 사고 가능성이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이란 관영 매체는 해당 선박이 이란 당국의 해상 규정을 위반해 표적이 됐다고 주장했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란의 공격이라고 단정했다. 반면 이란 외교부와 주한이란대사관은 "해당 화재는 이란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고 한국 정부 역시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위성락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5일 "화재 초기 피격 가능성이 거론된 적이 있고, 저희도 그런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실무회의를 할 생각도 있었는데 잠시 후 정보를 추가 검토해 보니 피격이 그렇게 확실치는 않은 것 같다"며 "침수라든가, 배가 기울어졌다든가 하는 건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4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에서 정박 중이던 나무호의 기관실 좌현에서 폭발과 함께 화재가 발생했다. 당시 한국인 선원 6명을 포함해 총 24명이 승선해 있었지만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