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소비 둔화와 비용 부담으로 부진을 겪어온 백화점업계가 3분기 일제히 반등의 불씨를 살려냈다. 명품·패션 부문의 회복세가 뚜렷해졌고, 외국인 관광객 증가가 매출 개선으로 직결되면서 업계 전반에 모처럼 실적 회복의 시그널이 나타났단 반응이다. 현대백화점과 롯데백화점은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늘며 확실한 회복 흐름을 보여줬고,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영업이익이 소폭 줄었지만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 효과가 본격화되고 있단 점에서 긍정적인 흐름이 보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영업이익이 가장 크게 증가한 업체는 현대백화점이다. 백화점 부문 3분기 매출이 576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늘었고, 영업이익은 893억원으로 25.8% 증가했다. 주얼리와 패션은 물론 명품 수요까지 확실하게 살아나며 고마진 상품군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외국인 매출도 같은 기간 20% 늘었다. 특히 중국인 무비자 입국 허용, K콘텐츠 인기에 따른 아시아권 관광객 증가 등으로 외국인 구매력이 커지면서 백화점 매출을 끌어올렸다.
롯데백화점 역시 회복의 속도가 확연해졌다. 3분기 백화점 매출은 734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7%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796억원으로 9% 늘었다. 세금 관련 일회성 비용 81억원을 제외하면 877억원으로 20% 증가한 수치다.본점과 잠실점 등 대형점 중심으로 패션 매출이 회복됐고, 외국인 매출은 본점 기준 39%나 뛰었다. 백화점 업황이 침체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3개 분기 연속 영업이익이 증가하며 체질 개선 흐름이 확실해졌단 평가다.
해외 사업 실적까지 더하면 롯데의 백화점 회복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3분기 해외 백화점 매출은 30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7.2% 늘었고 영업이익은 36억원으로 흑자로 전환했다. 국내와 해외를 합한 매출액은 7648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3%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832억원으로 17.9% 늘었다.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는 총매출이 28.6% 증가했고, 2023년 오픈 후 분기 최대 흑자를 달성하며 베트남 사업을 이끌었다.
신세계백화점 3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1.4% 증가한 6227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840억원으로 0.3% 줄었다. 단기적으론 식품관 리뉴얼, 패션관 재단장 등에 따른 대규모 투자 부담이 반영됐지만, 중장기적으론 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특히 럭셔리·워치·가전·가구 등 고가 카테고리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10월 매출도 전년 동월 대비 10% 뛰며 4분기 회복세가 가시화되고 있다. 연말엔 본점 본관 리뉴얼(더 리저브)이 예정돼 있어 외형 확장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이번 3분기 실적을 두고 "백화점 산업의 반전이 시작됐다"고 보는 분위기다. 지난해와 올 상반기까지 이어진 소비 위축과 금리 부담, 투자비 증가 등 악재 속에서도 명품과 패션이 선제적으로 반등했고, 외국인 쇼핑 수요가 회복되며 매출 기반이 넓어지고 있단 판단에서다. 현대백화점은 고마진 상품 중심의 체질 개선으로 수익성 개선 폭이 가장 컸고, 롯데백화점은 대형점 회복을 기반으로 안정적 성장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영업이익 감소에도 미래를 위한 투자 효과가 4분기 이후 실적에 반영될 가능성이 높단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연말 성수기와 외국인 관광객 증가, 패션·럭셔리 판매 확대란 3박자가 맞춰지는 만큼 백화점 실적 회복세는 4분기에도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