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백화점의 VIP 전용 초고가 큐레이션 플랫폼 '더 쇼케이스(The Showcase)'가 론칭 1년 만에 백화점 VIP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브랜드 가치' 중심의 소비가 '경험 가치' 중심으로 전환되는 흐름 속에서, 더 쇼케이스는 기존 고가 명품 판매를 넘어 희소성과 프라이빗 경험을 결합한 신개념 VIP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는 분석이다.
24일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올해(1~10월) 더 쇼케이스 이용 고객의 평균 객단가는 약 2000만원으로, 같은 기간 명품 장르 객단가(약 300만원)의 7배를 기록했다. 신세계 측은 단순히 값비싼 상품이 아니라 '이곳에서만 가능한 경험'을 구매하려는 VIP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더 쇼케이스는 공개하는 콘텐츠마다 완판 행진을 이어가며 VIP의 소비 패턴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대표적 사례가 올해 9월 산토리와 협업해 선보인 극소량 한정판 위스키다. 현지 증류소 투어와 프라이빗 클래스를 결합한 '경험 패키지'가 VIP의 지갑을 열게 했고 출시 1분 만에 전량 판매됐다.
해외 스포츠 이벤트 역시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5월 국내 백화점 최초로 프랑스 메이저 테니스 대회 '롤랑가로스' 결승전 관람 패키지를 선보였는데, 정원 10명 모집에 지원자가 500명 넘게 몰리며 50대 1 경쟁률을 기록했다.
초고가 보석 콘텐츠도 흥행했다. 전 세계 0.1% 미만으로만 존재하는 희귀 컬러 다이아몬드 상담에는 더 쇼케이스 앱을 통해 1만명 이상이 문의했다. 가격대가 수천만원에 달함에도 실구매로 이어지는 사례가 잇따랐다는 설명이다.
더 쇼케이스의 첫 상품인 '프리미엄 전기차 폴스타4'는 9000만원대 고가임에도 신세계 VIP를 중심으로 연중 판매가 꾸준히 이뤄져, 연말까지 누적 100대 계약 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 밖에도 신세계의 여행 플랫폼 '비아신세계'와 연계한 VIP 프로그램 아부다비 모터 스포츠 관람, 탐험가 제임스 후퍼와 함께하는 북극 탐사 등이 잇달아 조기 마감되며 '경험 소비'가 결과적으로 VIP 시장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더 쇼케이스는 지난 1년 동안 약 5만명의 VIP가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신세계백화점 최상위 등급인 '트리니티' 고객의 약 75%가 상담과 구매에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앱 사용에 익숙한 30~40대의 비중도 눈에 띄는데, 전체 이용 고객의 63%를 차지하며 새로운 VIP 주력층으로 부상했다.
더 쇼케이스가 1년 만에 보여준 성과는 국내 백화점 VIP 소비가 명확히 변화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과거 '소유 중심' 고가 상품 구매에서 '차별화된 경험' 중심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희소성, 프라이버시, 전용 혜택 등 오직 신세계에서만 가능한 경험이 최상위층의 소비 결정을 좌우하는 핵심 기준으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은 내년 더 쇼케이스를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하이엔드 인테리어 큐레이션, 맞춤형 럭셔리 기프트 등 일상 전반에 깊게 관여하는 콘텐츠를 선보이며 VIP의 삶 자체를 설계하는 서비스로 진화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