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26일 20개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를 대거 교체하는 등 '2026년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한 가운데, 식품분야 계열사들도 고강도 쇄신 인사가 이뤄졌다. 기존 식품군HQ 해체를 비롯해 주요 식품 계열사 수장을 교체했다. 다만 2020년부터 5년째 대표를 맡고 있는 박윤기 롯데칠성음료 사장만 유임됐다.
이번 인사의 핵심은 롯데식품군 HQ 체제의 완전 폐지다. 그동안 그룹 식품 계열사의 중장기 전략을 조율해 왔던 HQ 기능을 없애고 각 계열사가 독립된 이사회를 중심으로 책임경영 체제를 구축하는 방식으로 바뀐다. 식품군HQ를 총괄해 온 이영구 부회장은 일선에서 물러난다.
롯데웰푸드는 서정호 혁신추진단장이, 롯데GRS는 이원택 경영전략부문장이 각각 신임 대표로 내정했다. 1969년생인 서 내정자는 미국 오하이오주립대에서 산업공학을 전공하고 미시간대에서 MBA를 취득한 전략통이다.
서 신임 대표이사 내정자는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프로세스 엔지니어로 커리어를 시작해 삼성코닝정밀소재 기획그룹장, 두산 기술전략 부문장, 두산솔루스 COO, 한국앤컴퍼니 부사장을 지냈다.
이후 올해 7월 롯데웰푸드 혁신추진단장으로 합류한 뒤 경영진단과 비즈니스 트랜스포메이션(BT)을 이끌어 왔다. 앞으로는 기존 브랜드 경쟁력 강화와 함께 수익성 개선·신사업 발굴 등 중장기 성장 전략을 총괄하게 된다.
1973년생인 이 신임 대표(전무)는 서강대 MBA 출신으로 2002년 롯데GRS에 입사해 마케팅·영업·베트남 주재원·마케팅부문장 등을 두루 거친 내부 전문가다. 롯데GRS를 이끌어온 차우철 대표는 사장으로 승진해 롯데마트·롯데슈퍼 대표이사로 이동했다.
이번 인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박윤기 롯데칠성음료 대표이사의 유임이다. 박 대표는 2020년부터 롯데칠성음료를 이끌고 있다. 업계 안팎에선 롯데칠성음료 실적이 양호하고 특히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강조한 글로벌 사업에서 박 대표가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한다.
박 대표는 취임 이후 사업 구조 개선을 추진했다. 음료 부문에선 '칠성사이다 제로'와 '핫식스' 등 브랜드 강화 전략이 매출 기반 확대에 기여했다. 글로벌 사업 측면에선 필리핀 펩시(PCPPI) 연결 편입이 매출 구조 변화의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다. 필리핀과 미얀마 법인의 흑자 전환이 이어지면서 해외 매출 비중은 30%대 후반까지 상승했으며 글로벌 사업의 실적 기여도도 확대된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사상 처음 매출 4조 클럽을 달성한 롯데칠성음료는 올해 3분기 실적도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 롯데칠성의 3분기 연결 매출은 1조792억원, 영업이익은 91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3%, 16.6% 증가했다. 영업이익률 역시 전년 동기의 7.4%에서 8.5%로 1.1%포인트 상승했다.
롯데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실행력 강화 중심의 조직 변화와 리더십 세대교체를 통한 젊은 리더십 중용이 특징이다"며 "성과와 능력 기반 핵심 인재 등용 등을 중시했다"고 설명했다.